한라산과 전통문화 만날 수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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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과 전통문화 만날 수 있는 길
  • 김은희 기자
  • 승인 2017.05.3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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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제주불교성지순례길 프롤로그
지난해 제주불교성지순례길 선정의 개장식에 참여한 불자들과 도민들, 관광객들이 제주성지순례길을 걸으며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있다. / 사진=이병철 기자

사찰을 참배하고 다음 사찰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면서 마을과 자연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마음을 맑히는 길,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이 이제 제주문화의 트랜드로 점차 자리 잡히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은 전국불자들과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과 휴가를 이용해 제주를 찾아 순례길을 걷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은 지난 2012년 10월6일 관음정사에서 시작해 오라올레길을 지나 월정사와 구암굴사, 소산오름을 거쳐 관음사로 이어진 지계의 길을 처음 개장한 이래 존자암과 법정사지와 남국선원과 선덕사를 잇는 정진의 길, 이어서 대원정사를 시작으로 원당사지까지 이어진 보시의 길까지 개장되면서 서서히 순례길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약천사, 법화사, 정방사, 무량정사, 봉림사 등 9개 사찰을 잇는 선정의 길까지 모두 4개의 길이 개장을 마쳐 불자와 도민 그리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열린 길들은 아기자기한 제주불교의 진면목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길따라 이어진 아름다운 풍광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었다. 이로 인해 제주불교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와 함께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의 개장을 통해 제주불자들의 새로운 결집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제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이 열린지 6년차에 접어드는 올해는 그 사업의 마무리단계에 이르게 되어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는 특히 관음사에서 천왕사를 거쳐 존자암까지 잇는 인욕의 길과 전통사찰과 문화재 보유사찰을 중심으로 엮어진 지혜의 길에서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깨달은 이를 뜻하는 아라한의 의미를 담은 한라산을 관통하는 인욕의 길은 제주를 하나의 불국토로 잇는 순례길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어리목과 윗세오름과 오백나한이 있는 영실을 아우르면서 한라산의 주는 아름다운 풍광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제주 한라산 그 자체가 아라한임을 깨닫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한산이라고 불리는 한라산이 커다란 불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메시지와 함께 만나게될 오백나한이 있는 영실로 이어지는 길은 부처님의 제자 발타라존자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길이 됨으로써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할 것이다. 

전통사찰과 문화재 보유사찰을 중심으로 엮은 지혜의 길 또한 제주의 전통문화재를 보전하고 계승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찰을 중심으로 해서 순례길이 만들어지게돼 제주의 불교문화를 아우르는 의미가 있다. 제주도에는 보물 1187호로 지정된 제주 불탑사 오층석탑을 비롯해 유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된 관음사 목조 관음 보살좌상을 비롯해 14개의 유형문화재와 월정사 이조 여래좌상을 비롯한 7개의 문화재 자료 등 총 22개의 불교문화재가 있다. 문화재적 가치 유물로는 극락사의 목조 여래좌상 등 총 33개의 유물이 있다. 이러한 문화재를 보전하고 계승하기 위해 관음사를 비롯해 12개 사찰이 전통사찰로 지정되어 문화재를 보호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덕사와 선광사 월성사 제석사 그리고 천왕사를 올해 제주불교성지순례길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유형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서산사와 선광사, 월계사, 삼광사, 용문사, 쌍계암, 보덕사, 선운정사 등을 순례할 예정이다. 그리고 문화재적 가치 유물을 가지고 있는 금붕사을 비롯해 33개의 사찰 가운데 새롭게 제주불교성지순례길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이번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의 의미는 제주가 오랜 전통을 가진 불국토임은 물론 이거니와 격에 맞는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심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와 함께 제주의 전통문화재가 있는 사찰들을 중심으로 엮은 지혜의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올해의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의 의미 찾기라면 문화유산으로써 제주불교성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고의 자연유산이라 할 수 있는 한라산에 깃든 불교적 의미를 만나고 그곳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육바라밀이라는 여섯 가지 수행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베푸는 의미를 가진 보시와 계율을 지키는 지계와 그리고 참고 인내하는 마음인 인욕과 항상 노력하고 수행하는 정진과 하나로 집중해서 삼매에 드는 선정은 어리석음을 극복하는 지혜, 이 여섯이 갖춰질 때 참된 깨달음과 만나다고 했다. 육바라밀의 의미를 담고 있는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의 완성은 어쩌면 깨달음을 위한 수행의 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는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을 걸으면서 불자든 불자가 아니든 우리 모두가 나의 자성을 밝히는 계기로 삼는다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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