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법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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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법문 (4)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7.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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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법문-초기불교의 기본 가르침

초기불교는 열반이라는 궁극적 행복의 실현을 근본 목적으로 한다. 부처님의 말씀 가운데 가장 오래된『숫따니빠따』(Sn.267)에는 “열반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으뜸가는 행복”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열반은 어떻게 해서 실현되는가? 열반은 당연히 수행pati-padā, bhāvanā 修行을 통해서 실현된다. 초기불교에서는 수행을 팔정도를 근간으로 하는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 즉 37보리분법으로 정리한다.

37보리분법을 제대로 닦으려면 나와 세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나와 세상과 진리, 그리고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르치는 부처님의 말씀을 우리는 교학pariyatti 敎學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열반의 실현을 위해서는 부처님의 교학과 수행, 즉 이론과 실천은 갖추어야 한다. 교학과 수행 없이 열반이 문득 실현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사행심의 논리요, 로또 복권의 논리일 뿐이다.

인류가 가지는 세 가지 근본적 의문이 있다. 첫째는 나는 무엇인가, 둘째는 세상이란 무엇인가, 셋째는 진리란 무엇인가이다. 인천人天의 스승이신 부처님께서도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그것도 아주 강조해서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는‘나는 무엇인가’라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서는 오온五蘊이라고 명쾌하게 말씀하셨다. 나라는 존재는 물질rūpa 色, 느낌vedanā 受, 인식saňňā 想, 심리현상들sankhārā 行, 알음알이viňňāna 識의 다섯 가지 무더기[蘊]의 집합일 뿐이라는 말씀이다.

‘세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눈, 귀, 코, 혀, 몸, 마노[意]-육내입처六內入處와 형색, 소리, 냄새, 맛, 감촉, 법-육외입처六外入處를 일컫는 12처āyatana 處와 여기에다 여섯 가지 알음알이[六識]를 더한 18계dhātu 界로 말씀하셨다. 그래서 온·처·계는 모든 불교의 기본 교학이 되고 있다.

나와 세상은 그냥 존재하지 않는다. 조물주나 절대자나 신神이라는 어떤 힘센 존재가 만들어 낸 것은 더구나 아니다. 나와 세상은 조건 발생이요, 여러 조건들이 얽히고설켜서 많은 괴로움을 일으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나와 세상에서 진행되는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12연기paticca-samuppāda 緣起로 정리하셨다. 

이에 더하여 나와 세상과 여기에 존재하는 이러한 괴로움[苦]과 괴로움의 일어남[集]과 괴로움의 소멸[滅]과 괴로움의 소멸방법[道]에 대한 연기적 통찰을 진리[諦]라는 이름으로 체계화하셨는데 그것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즉 사성제四聖諦이다.

나와 세상과 진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 다섯 가지 기능[五根], 다섯 가지 힘[五力],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七覺支],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八支聖道]로 이루어진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菩提分法]을 수행할 때 열반은 실현된다.

이처럼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은 온蘊·처處·계界·근根·제諦·연緣과 37보리분법으로 정리된다. 37보리분법은『상윳따 니까야』제5권의 근본주제이며, 상좌부불교의 근간이 되며 주석서 문헌들의 중심에 놓여 있는『청정도론』은 무더기[蘊]·감각장소[處]·요소[界]·기능[根]·진리[諦]·연기緣起의 가르침이 통찰지의 토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 불자들이 조석으로 독경하는「반야심경」에도 기본교학은 온蘊·처處·계界·제諦·연緣의 다섯으로 언급되고 있다.

 “초기불교의 기본 가르침은 교학과 수행의 둘이요,
 교학은 5온·12처·18계·22근·4성제·12연기이고,
 수행은 4념처·4정근·4여의족·5근·5력·7각지·8정도의 37보리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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