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잘 살면 죽고 난 후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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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잘 살면 죽고 난 후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7.0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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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스님 지상법문

제주시 연동 관음정사(주지 정선 스님)는 오는 5월 15일(음력 4월 20일)부터 7월 2일(윤 5월 9일)까지 49일 동안 참회와 수행으로 닦아가는 ‘정유년 생전예수재 및 천도재’를 봉행했다.
회향날인 지난 2일에는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을 초청, 법자리를 마련했는데 진화 스님의 법문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주>

 

현재의 내 삶을 후회 없이 살면,
죽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유년 올해는 5월이 둘이잖아요. 흔히 윤달이라 부릅니다. 옛 조상들은 이를 공달이라 하여 장애가 없는 달이라고 했습니다. 윤달에는 길흉이 없다 하여 속가에서는 윤달엔 혼인하기에 좋고 수의(壽衣) 만들기에 좋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부정을 타지 않는 것을 조상들은 굳게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불교집안에서도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와 삼사순례, 가사불사를 윤달에 행해져 왔습니다. 올해도 송광사에는 1천명이 삼사순례를 찾아오십니다.

생전예수재는 말 그대로 미리 살아생전에 닦는다는 겁니다. 살아서 천도재를 지낸다는 것입니다. 왜? 닦는가. 보통 돌아가신 분을 위해 49재를 지냅니다. 생전예수재는 살아서 49재를 지내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재를 지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좋은 곳에 태어나려고 하지 않습니까. 사후세계가 죽고 난 후 문제인 듯 하지만 생전예수재는 현재 삶의 문제를 말합니다. 죽어서 어디로 갈 것인가는 현재의 내 삶을 후회없이 살면, 죽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죽어서도 다음생에 극락에 갈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어떻게 잘 살 것인가입니다. 옛날에 어떤 보살이 다음생에 극락에 태어나려고 만일기도를 입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보살님 별명이 사찰 신도들에게‘극락행’보살이었습니다. 그래서 만일이면 며칠입니까. 30년이죠. 사찰의 재일이나 법회, 그리고 가정에서도 하루에 1시간 씩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며 기도했습니다.

극락행 보살은 10년 동안 기도를 매일 빠지지 않고 했습니다. 극락행 보살을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이“저 보살님은 기도를 해도 표정이 꼭 화난 표정이다. 조금만 있으면 남과 다툴 것처럼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고 그 보살을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사찰의 한 보살이 극락행 보살의 마음을 깨우쳐 드려야겠다고 싶었습니다. 하루는 극락행 보살 댁에 갔습니다. 그날도 극락행 보살은 집에 부처님을 조성하고 기도하며 열심히 아미타부처님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극락행 보살을 열심히 부르는 겁니다.

극락행 보살은 입으로 아미타부처님을 부르면서도‘기도 시간에 누가 찾아왔지. 자꾸 자신을 부르니까 화까지 치밀어 오는 겁니다’5분이 지나도 문을 열어주지 않자 그 보살은 문을 계속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극락행 보살의 마음에서 갈등이 생깁니다.‘일어나서 야단을 치고 다시 기도를 할까’하고 어떻게하면 야단만 칠까 고민 중이었습니다.

결국, 극락행 보살은 밖으로 뛰쳐나가 그 보살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말을 천천히 듣고 있던 보살이“극락행 보살님, 나는 여기서 10분 동안 당신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나에게 화부터 내십니다. 그러면 아미타부처님은 얼마나 더 화가 났겠습니까. 10년 동안 아미타부처님은 더 화가 나셨을 겁니다.”

그제서야 극락행 보살이 몰록 깨치셨다고 합니다. 기도를 작정하고 10년을 했다고 하지만 극락행 보살은 바뀌지를 않았습니다. 살아서 극락에 있지 않으면 죽어서 극락에 갈 수 있을까요?

살아서 극락에 살지 못하면 죽어서도 극락에 가지 못합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언제 가장 행복합니까.”라고 물어보니 많은 사람들이“내 맘대로 일이 될 때 행복합니다.”그러나 그럴 때가 많지 않잖아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고 합니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을 때 행복하다고 합니다. 젊은 학생들은 애인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행복하다고 합니다.

제가 만난 행복한 사람들은 감사한 마음을 가진 분들입니다.

서울에서 신도는“부처님께 감사하다는 발원을 드렸을 때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기 것이라 붙잡아 둔 것은 자기 것이 아니고 진정으로 평생에 기도하고 공부했던 게‘내 것’입니다.

어떤 왕이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미래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산 속에 현명하다고 소문난 수행자를 찾아갑니다.

묻습니다.“저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입니까? 저에게 중요한 일은, 사람은 누구입니까?”이를 알면 왕은 나라를 통치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수행자가“당신에게 중요한 때는 지금 현재입니다.”“당신에게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입니다.”“당신에게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습니까. 여러분 지금 머리속에는 지금 이 법회보다는 집에 가서 뭘 할 것인가. 그 걱정에 먼저 빠져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늘 미래를 걱정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죽기 직전에 사람들이 후회하는 것은“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기의 것이라고 붙잡고, 모아두고, 내놓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진정으로 내 것은 무엇인가. 평생에 기도하고 공부했던 것은 내 것이 된다고 합니다. 남에게 베풂을 행했던 것 등 그것은 내 것입니다. 누구도 가져가지 못합니다. 이것이 죽을 때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죽음이 닥쳤을 때“그때는 왜 사랑하지 못했는가”“사과를 하지 못했을까” “자존심을 지우고 미안하다고 말을 하지 못했을까”라고 말입니다.

예수재를 회향하는 것은“죽은 뒤에 잘 태어나기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지금 잘 살면 죽고 난 후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잘 살면 극락입니다.

극락에 갈 천도가 아닌 살아 극락 갈 천도를 해야 합니다. 기도하고 수행하는 것은 죽어서도 가져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재를 하면서 깨달아야 할 것은 살아 있을 때 천도를 잘 해서 극락에 가는 게 제대로 된 예수재입니다.

그럼 다함께 합장을 하고 따라 하십시오.

“모든 생명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모든 생명들이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모든 생명들이 즐겁기를 바랍니다. 모든 생명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내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내가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내가 즐겁기를 바랍니다. 내가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오늘 법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오늘 법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오늘 법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즐겁기를 바랍니다. 오늘 법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기도하시면 30년 기도보다 바로 앞에 극락이 다가올 겁니다. 자비관을 하시면 극락에 가는 티켓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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