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법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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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법문 (5)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7.1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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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법문 - 초기불교의 핵심은‘법’

부처님Buddha의 가르침sāsana을 불교佛敎라 하고, 또 법Dhamma 法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불교, 특히 초기불교는 법을 중심으로 하는 체계이다. 그래서 불법Buddha-Dhamma 佛法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다.

초기불전에서 법을 강조하는 부분을 아래에서 살펴본다.

<첫째>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을 성취하신 뒤 아직 아무에게도 자신의 깨달음을 드러내지 않으신 다섯 번째 칠 일에 우루웰라의 네란자라 강둑에 있는 니그로다 나무 아래에 정좌하시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셨다.

“아무도 존중할 사람이 없고 의지할 사람이 없이 머문다는 것은 괴로움이다. 참으로 나는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을 존경하고 존중하고 의지하여 머물러야 하는가? … 참으로 나는 내가 바르게 깨달은 이 법을 존경하고 존중하고 의지하여 머무르리라.” 「우루웰라 경」(A4:21)

<둘째> 부처님의 최초 가르침을 담은 경은 「초전법륜 경」(S56:1)이다. 부처님께서는 이 경에서 팔정도를 중심으로 중도中道를 천명하시고 불교의 진리인 사성제를 세상에 처음 드러내셨다. 따라서 부처님께서 깨닫고 존중하고 의지하여 머무시는 법은 교학으로서 사성제와 수행으로서 팔정도로 집약할 수 있다.

<셋째> 부처님께서는 “법을 설하라”라고 비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전법을 당부하셨다.
“비구들이여, 나는 인간과 천상에 있는 모든 올가미에서 벗어났다. 그대들도 역시 인간과 천상에 있는 모든 올가미에서 벗어났다. 비구들이여,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유행을 떠나라. 둘이서 같은 길로 가지 말라. 비구들이여, 법을 설하라. 시작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끝도 훌륭한 법을 설하고 의미와 표현을 구족하여 법을 설하여,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범행을 드러내어라.” 「마라의 올가미 경」(S4:5)

<넷째> 법을 존중하시는 부처님의 태도는 “법을 의지처로 삼고, 법을 섬으로 삼아라. 法歸依 法燈明”라는 가르침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반열반경」(D16)에서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시기 직전에 남기신 첫 번째 유훈도 이와 같다. “아난다여, 그런데 아마 그대들에게 ‘스승의 가르침은 이제 끝나 버렸다. 이제 스승은 계시지 않는다.’라는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아난다여, 그러나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 내가 가고 난 후에는 내가 그대들에게 가르치고 천명한 법과 율이 그대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후 두 달 뒤에 1차 결집에 참석한 500명의 아라한들은 법을 합송하여 경장經藏을 결집하고, 율을 합송하여 율장律藏을 결집하였다.

<다섯째> 「고바까 목갈라나 경」(M108)에서 아난다 존자는 1차 결집에 참석하기 위해 라자가하에 돌아왔을 때 고바까 목갈라나 바라문과 법담을 나누면서 “바라문이여, 우리들은 귀의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바라문이여, 우리는 법을 귀의처로 합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여섯째> 「법의 상속자 경」(M3)에서 비구들에게 “그대들은 내 법의 상속자가 되어야지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마라”라고 고구정녕하게 말씀하셨다.

<일곱째> 「왁깔리 경」(S22:87)에서 임종 직전의 왁깔리 비구에게 부처님께서 “왁깔리여, 그만 하여라. 그대가 썩어문드러질 이 몸을 봐서 무엇 하겠는가? 왁깔리여, 법을 보는 자는 나를 보고 나를 보는 자는 법을 본다. 왁깔리여, 법을 볼 때 나를 보고 나를 볼 때 법을 보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에도 이 경의 가르침이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 “형색으로 나를 보거나[若以色見我] 음성으로 나를 찾으면[以音聲究我] 삿된 길을 걸을 뿐[是人行邪道] 여래를 볼 수 없나니[不能見如來] 마땅히 부처님을 법성으로 보라.[應觀佛法性]”

몸으로 부처님을 본다면 부처님에게도 죽음이 있다. 몸으로 부처님을 보는 한 우리는 결코 생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생사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법을 보는 방법 외에는 없으며 무위법인 열반을 실현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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