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를 맞아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이 도내 사찰의 연지마다 고귀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른 꽃들이 뜨거운 태양에 감히 고개를 들지 못 할 때, 연꽃은 태양을 머금고 세속에 있어도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는 처렴상정(處染常淨)의 가르침을 무언설법으로 전하고 있다.
더운 여름, 연꽃을 바라보며 깨달음을 위한 마음의 꽃을 피워보는 것은 어떨까.
1만여㎡로 도내 최대 규모의 구품연지를 품은 서귀포시 하원동 법화사(주지 진우 스님)는 순백의 백련이 우리의 마음까지 청정무구의 세계로 인도한다. 특히 구품연지에는 수십종의 다양한 생물들이 식생, 백로 등의 철새까지 날아들어 구품연지는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제주시 연동 선림사(주지 진학 스님) 연지에도 홍련·황련·백련 등 다양한 연꽃들이 꽃봉오리가 고운 속살을 화려하게 드러냈다. 연지 주변으로 유심히 살펴달라는 어리연꽃을 비롯해 이곳을 뛰어노는 잠자리들이 인연을 맺어준다.
제주시 삼양동 문강사(주지 석용 스님) 연지도 어느덧 연꽃 봉오리가 피어나 불자들을 더욱 부처님께 귀의하게 하고 있다. 그동안 문강사 연지에는 그동안 수련이 피어났지만 대대적인 연지작업을 통해 올해 때 이른 무더위와 함께 많은 연꽃들이 고귀한 선보이며 신도들의 시선을 빼앗고 있다.
연꽃은 불교에서 진흙속에서 꽃을 피워내 중생의 무명을 걷어내고, 불법(佛法)을 실천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이처럼 이번 연꽃의 개화는 불자들에게 여름의 무더위를 날리는 연꽃 감상 못지않은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수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