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법문 (6)
상태바
초기불교 법문 (6)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7.19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6회 법문-법이란 무엇인가

법Dhamma 法이란 무엇인가? 법은 어떻게 정의하는가? 초기불전에서 담마dhamma를 다양한 의미로 쓰고 있는데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부처님의 가르침으로서의 법을 뜻하며 대문자로 Dhamma로 표기하고 불법 Buddha-Dhamma 佛法으로 쓰고 있다. 둘째, 존재하는 모든 것[諸法]을 뜻하며 소문자로 dhamma로 표기하고 일체법 sabbe-dhammā 一切法으로 쓴다. 

그렇지만 부처님의 가르침과 일체법은 같은 내용을 담을 수 없다. 

<첫째> 부처님의 가르침으로서의 법은 교학과 수행으로 정리된다. 교학으로서의 법은 5온·12처·18계·22근·4성제·12연기의 여섯 가지 주제로 집약된다. 수행으로서의 법은 사념처四念處·사정근四正勤·사여의족四如意足·오근五根, 오력五力·칠각지七覺支·8정도八正道의 일곱 가지 주제로 구성된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菩提分法]으로 정리되고, 이것은 다시 계정혜 삼학三學과 사마타[止]와 위빠사나[觀] 등으로 체계화된다.

<둘째>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신 뒤부터 부처님의 직계제자들이 법을 진지하게 사유하고 분류하고 분석하고 체계화하여 불교의 밑줄기를 튼튼하게 한 불교가 바로 아비담마abhidhamma이다. 문자적으로 아비담마는‘법에 대해서[對法]’, 혹은‘수승한 법[勝法]’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아비담마는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인 법을 연구하는 체계이다. 

일체법으로서의 법은 일체 존재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아비담마에서는‘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자기 고유의 성질을 가진 것’이라고 정의한다. 최소 단위로서의 법은 궁극적 실재, 혹은 구경법 paramattha dhamma라고 부른다. 「상좌부 아비담마」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고유 성질의 차이에 따라 마음[心], 마음부수[心所], 물질[色], 열반涅槃의 4위 82법으로 정리하였고, 「설일체유부」에서는 마음, 마음부수, 물질, 심불상응행心不相應行, 열반의 5위 75법으로 정착시켰고, 「유식」에서는 이를 발전시켜 5위 100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런 최소 단위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들을 개념, 즉 빤냣띠paňňatti 施設, 假名라고 한다. 예를 들어 사람, 동물, 산, 강, 컴퓨터 등 우리가 개념 지어 알고 있는 모든 것은 개념이지 법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이것들은 여러 가지 최소 단위로 분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江이라 할 때 거기에는 최소 단위인 물의 요소들이 모여서 흘러감이 있을 뿐 강이라는 불변하는 고유의 물질은 없다. 그들은 마음이 만들어 낸 개념이지 그들의 본성에 의해서 존재하는 실재가 아니다.

「와지라 경」(S5:10)에는“마치 부품들을 조립한 것이 있을 때‘마차’라는 명칭이 있는 것처럼 무더기들[蘊]이 있을 때‘중생’이라는 인습적 표현이 있을 뿐이라는 금언이 있다. 여기서‘마차’는 개념적 존재의 본보기이고‘부품들’은 법들의 본보기이다. 

초기불교에서‘나’라는 개념적 존재를‘오온’이라는 법으로 해체해서 보는 것은 이처럼 오온개고五蘊皆苦와 오온무아五蘊無我를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방편이다. 모든 개념적 존재를 법으로 해체해서 보면 무상·고·무아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되고, 그들의 무상·고·무아를 통찰하면 염오하고, 탐욕이 빛바래고, 그래서 해탈·열반을 실현한다는 것이 초기불교의 일관된 흐름이다.
한편 상좌부 불교뿐만 아니라 설일체유부를 위시한 북방의 모든 아비달마 불교와 반야 중관을 위시한 대승불교에서도 법을 고찰하는 방법으로 개별적 특징[自相]과 보편적 특징[共相]을 채택하였다.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는‘자상을 통한 공상의 확인’으로 정리된다. 고유성질의 특징에 따라 법들을 분류하고 이들 가운데 특정 법의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통찰할 것을 강조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