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법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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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법문 (9)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8.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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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법문 - 물질의 무더기 ⇔ 오온 ②

물질의 무더기-色蘊에 대한 설법說法은 ≪상윳따니까야≫의 「분석 경」(S12:2)에 실려 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네 가지 근본물질과 네 가지 근본물질에서 파생된 물질을 일러 물질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리뿟따 존자도 ≪맛지마니까야≫의 「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긴 경」(M28)에서, “도반들이여, 무엇이 취착의 대상인 물질의 무더기입니까? 네 가지 근본물질과 그 근본물질에서 파생된 물질들입니다. /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네 가지 근본물질입니까? 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입니다.”라고 하여 물질을 근본물질bhūta-rūpa 四大와 파생된 물질upādā-rūpa 所造色의 두 가지로 설명한다. 

여기서 근본물질은 지地·수水·화火·풍風의 사대를 뜻하고 파생된 물질은 근본물질에서 파생된 24가지 물질을 뜻한다.

상좌부 불교에서는 28가지 물질을 구체적 물질 18가지와 추상적 물질 10가지로 분류한다. 구체적 물질 18가지라 함은 근본물질 4가지, 감성의 물질 다섯 가지[눈·귀·코·혀·몸], 대상의 물질 네 가지[형색·소리·냄새·맛], 성性의 물질 두 가지[여성·남성], 심장의 물질[심장토대], 생명의 물질[생명기능], 음식의 물질[영양소]이다. 

그리고 이러한 물질들이 가지는 성질을 추상적 물질이라고 하여 물질의 영역에 포함시킨다. 허공의 요소, 몸을 통한 암시와 말을 통한 암시, 물질의 가벼움, 물질의 부드러움, 물질의 적합함에다 물질의 네 가지 특징인 생성·상속·쇠퇴·무상함-成住壞空의 넷을 더하여 모두 10가지이다.

근본물질인 사대는 실제로 땅, 물, 불, 바람이 아니라 땅의 요소-地界, 물의 요소-水界, 불의 요소-火界, 바람의 요소-風界를 뜻한다. 땅의 요소는 단단함과 부드러움, 거침과 매끄러움, 무거움과 가벼움이다. 물의 요소는 유동성과 응집성이다. 불의 요소는 따뜻함과 차가움이다. 바람의 요소는 지탱함과 움직임이다. 사대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며, 이들은 서로 분리될 수 없고 이들이 여러 형태로 조합되어 모든 물질을 구성한다.

물질이 생기는 원인을 아비담마에서 마음·업業·온도·음식 네 가지를 들고 있다. 특정 순간의 마음이 일어나고 머물고 사라지는 매 찰나마다 물질은 그 마음과 이전의 업을 원인으로 하여 마음과 함께 일어난다. 업에서 생긴 물질은 살아있는 내내 생성된다. 그것은 모든 물질의 기초이다. 

≪상윳따니까야≫의 「삼켜버림 경」(S22:79)에서 부처님께서 물질의 무더기를 이렇게 말씀하셨다.“변형된다고 해서 물질이라 한다. / 그러면 무엇에 의해서 변형되는가? / 차가움에 의해서, 더움에 의해서, 배고픔에 의해서, 목마름에 의해서 각 변형되고, 또 파리, 모기, 바람, 햇빛, 파충류들에 의해서도 변형된다.”

여기서 변형變形은 변화變化와 다르다. 변형은 형태나 모양이 있는 것이 그 형태나 모양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물질만의 특징이다. 느낌, 인식, 심리현상, 알음알이와 같은 정신의 무더기들은 변화는 할 수 있지만 변형은 없다. 형태나 모양이 없기 때문이다. 변형은 물질에만 있는 성질이다.  

부처님은 왜 물질, 혹은 몸뚱이를 변형으로 정의하셨을까? 내 몸뚱이를 해체해서 보면 변형이라는 무상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변형은 정의되는 물질의 무상을 보면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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