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문화적 가치를 일반인과 공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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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문화적 가치를 일반인과 공유하다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8.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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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제주등축제가 남긴 의미와 전망

제주불교신문(대표이사 허운 스님)이 주최한 제1회 제주등축제가 8월 11~13일 제주 산지천과 탐라문화광장 주변에서 성대하게 열린 가운데 불교의 훌륭한 문화적 자산을 갖고 일반인들에게 선보인 전법의 장이었다는 평가다.
제1회 제주등축제가 남긴 의미와 전망을 통해 제2회 제주등축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제1회 제주등축제, 불자보다 일반인들이 더 예찬
500억 들인 탐라문화광장, 제주등축제가 살려내

 

포교 아무리 외쳐도 불자만 행사 그 한계‘분명’
불자들,‘제주등축제가 바로 전법’이라고 선언
 

제1회 제주등축제 행사장을 찾은 많은 불자들은 놀라움과 함께 성공적인 축제를 예감하고 도내 불자들에게 홍보가 부족했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불교를 넘어선 제주도민의 축제를 표방했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일반인들에게 포교의 장임을 선언하는 축제가 됐다.

지혜와 자비를 상징하는 등이 제주 산지천 주변을 장엄했다. 불자를 넘어 일반인들은 종교를 넘어서 시비가 없는 세상과 만났다.

제주불교신문(대표이사 허운 스님)이 주최한 제1회 제주등축제가 8월 11~13일 제주 산지천과 탐라문화광장 일대에서 화려하게 불을 밝힌 가운데 제주불교계가 그동안 주최한 행사 중에 불자를 넘어선 일반인들에게 최고의 호응을 얻으면서, 전통적인 불교문화를 통해 불교포교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게, 제1회 제주등축제의 가장 큰 수확이라는 것이 제주 사부대중의 한 목소리다.

제주등축제는 축제의 외형을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전문공연자들을 불러 이벤트를 꾸미거나 참가 규모를 늘리기 위해 사람을 강제동원을 하지 않고, 스스로 참가한 사람들이 주인이 되어 놀 수 있도록 유도했다.

특히 뽀로로등, 타요 및 라바등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은 자연스럽게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차지했다. 또한 일반인들은 산지천 주변에 다양하게 전시된 전통등의 아름다움에 한지에 먹물이 스며들듯 흠뻑 빠졌다. 이러한 결과물은 천태종 문강사와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에서 준비한 ‘연꽃등 만들기’로 바통을 이어받아 일반인 가족들이 연꽃등을 만들며 어린이들에게 부처님의 씨앗을 심는 계기가 됐다.

또한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은 한지를 이용한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등, 한라봉등을 만들어 그 아름다움이 한층 배가 됐다. 한지를 통해 은은한 빛과 한국적인 색감을 살린 채색이 어우러져 보는 이들마다 황홀하게 만들었다. 산지천 주변을 오가는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대형 전통등이 발하는 매혹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게 만들었다.

제주등축제의 꽃인‘연등’에 대한 투자는 이번 행사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본지는 제주등축제를 앞두고 7월 20~22일 사흘 간 전통등 전문작가를 초청, 제주등축제 일환으로‘전통등 만들기 강습회’를 진행했다. 전문작가들과 골조 짜기, 한지 붙이기, 스케치와 채색, 배선과 점등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 지도아래 전통한지등 배우기에 돌입한 제주불자들은 8월 10일 축제 전날까지 대형 돌하르방과 한라봉 등과 수박등, 망고등 등 가지각색의 전통등 300여개를 전시하며, 한지등의 매력을 일반인들에게 맘껏 발산하는 기회로 삼았다. 향후 전통등 보급하기 위한 다각도로 노력한다면 내년 제2회 제주등축제는 다양한 창작등이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를 더욱 선보이는 축제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축제의 광경을 본 한 불자는 ‘이것이 바로 전법이다’라고 선언했다. 포교를 아무리 외쳐도 불자만의 행사는 그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비록 불교행사로 출발했지만 불교적인 색채를 일반 시민이나 외국인들에게 거부감 없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녹여냄으로써 불교의 문화적 가치를 일반인과 공유하는 축제로 승화했다는데 있다. 향후 제주불교계가 지향해야 축제임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또한 이번 행사에 참여한 제주시 일도일동 주민은 “500억 들인 탐라문화광장을 제주등축제가 살려냈다”고 최고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시설조성에만 집중돼 사업 준공 이후의 활용면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어둠의 거리’로 불렸던 산지천 주변 일대에 제주다움이 살아있는 거리로 환골탈태하며 이 같은 문제를 한방에 해소하는 축제가 된 셈이다. 자칫 알맹이가 빠진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는 탐라문화공간을 전통등으로 장엄하면서 야간 관광의 볼거리까지 제공했고, 제주도가 앓던 이를 빼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제주불교신문사 직원 5명 만으로 이 같은 성공적인 축제로 준비할 수는 없었다. 제주불교연합회를 비롯해 한마음선원 제주지원, 약천사, 불탑사, 오등선원, 서귀포불교문화원, 서귀포승가연합회, 제주민예총 등 제주 전역에서 제주등축제에 전통등 및 시설 인프라를 무료로 대여해 주는 협조 와 더불어 전통등 만들기 강습회에 참여했던 불자들과 자원봉사자, 본지 객원기자 등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깃들었기에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제주등축제를 추진하며 얻은 결론은 참여자들이 제주등축제를 기다리며 전통등을 직접 만들고, 축제의 주체가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가운데 자발적으로 공들이는 시간과 정성이 깃든다면 더욱 즐겁고 행복한 축제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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