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과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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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과 하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8.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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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덕스님의 마음법문

마음공부를 하는 불자가 공부가 무르익어 가고 단계가 점점 올라가게 마련이다. ‘초심’과‘하심’을 잘 새기고, 처음 그 순수했던 그 마음으로 되돌아갈 때 보이지 않는 계단을 딛고  올라 설 수가 있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 처음 발심한 그 마음으로 깨달음을 얻는다’. 

수행인은 출가하여 행자시절로부터 궂은일 마다 않는다. 금생에는 “꼭 생사해탈하여 부처가 되리라”는 일념으로 무소의 뿔처럼 어디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간절히 기도 속에 모든 것을 내던지며 정진하며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는 불자들도 바쁜 생활 속에서도 짬을 내어 부처님의 진리를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마음공부를 해 나간다.

그렇게 흐르는 시간과 반복되는 하루의 생활 속에 때로는 나태해질 때도 있다. 자신도 모르게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점점 세속에 연연하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탐심과 집착에 물들지 않으려면 매일 매일을 방일하지 말고 인욕과 정진으로써 꾸준히 염불과 기도와 참선을 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열반경에“내가 열반에 들더라도 방일하지 말고 반드시 계율를 지키고 부지런히 정진하라”고 말씀하셨다. 계를 잘 지키고 인욕하며 정진한다면 자신의 마음의 성벽을 에워싸게 되는 셈이다. 또한 튼튼한 성벽으로 적군이 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과도 같다.

그리고 두 번째 중요한 일은‘하심’하는 마음이다. ‘상’은 분별심을 일으킨다. 또한 평등심을 잊게 하며 망상을 일으키고 공부인과 경계를 만들어 낸다. 만약 하심하는 마음 없이‘상’만 가득하다면 잘못된 견해를 내며 삿된 외도의 길로 빠지게 된다. 스스로에게 도움도 안 되고 공부에도 더 이상 진전이 없게 된다.

초심의 마음은 맨 처음 밭에 거름을 주고 종자를 뿌리는 것과 같다.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되살려 불을 타오르게 하는 역할을 하며 새로운 원력과 회향하는 마음으로 돌아가게 한다. 

하심하는 마음은 무거운 보따리를 내려놓게 하여 새로운 발심을 만들어 간절하고 진실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참회하고 회향하는 마음으로 되돌려 놓는다.

밭에 씨를 뿌리는 것은 초심으로 보리심을 심는 것이고 잡초를 매는 일은 정진과 인욕의 마음이며 보리심의 마음은 해탈의 세계로써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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