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꿈의 마당 펼치는 게 '진정한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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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꿈의 마당 펼치는 게 '진정한 불사'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9.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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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불교계의 가장 시급한 포교분야가 청소년입니다. 청소년 시기는 인격 완성을 향해 나가는 무한한 잠재력의 기간이죠.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이 시기, 청소년들에게 이 세상을 바로 볼 줄 아는 눈을 길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 ‘세상 속에 진리가 무엇인지를 바로 보라’ 했듯이 제주청교련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에게 이 사회 현상에 경각심을 갖고 세상의 진리가 무엇인지 바로 보는 ‘안목’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15년 동안 제주청교련 임원직을 묵묵히 수행하다 지난 2010년 1월 회장 소임을 맡으면서 청소년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관점에서 청소년들의 창의력을 키워나가는데 힘써 왔다.

우리문화자강운동의 일환으로 “서바이벌 퀴즈”를 1998년 12월 5일부터 실시, 급격히 확산된 외래문화의 유입으로 잊혀져가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홍보함을 물론 퀴즈대회 준비과정을 통해 청소년의 인성교육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1999년 청소년들의 건전한 여가문화의 징검다리인 YP(청소년 스스로지킴이) 운동, 1999년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주변환경 조성을 위한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 조직, 2001년에는 사이버지킴이(cyber keeper) 활동을 통해 사이버 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유해요소로 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청소년들의 끼를 발산하는 ‘끼 Zone’ 동아리 문화존 사업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지 위에 표현해보는 전도 초·중·고등학생 서예백일장 대회 등 청소년들의 자아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주고자 한 제주청교련의 모든 사업들이 보람된 사업들이었다.

제주청교련 활동을 왕성하게 할 무렵 지도자 연수 교육 차 서울을 방문했다. 당시 지인의 소개로 자명 스님(서울 마하보리사 주지)과의 운명적인 만나게 된다. 동국대 김성철 교수가 자명 스님을 “부처님 다음 깨달으신 분”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더욱 만나 뵙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청교련 지도자 연수가 끝난 후 늦은 그날 오후 11시 30분 자명 스님을 찾아뵙고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김 회장이 처음 ‘인연’에 대해 물어보자 스님은 “거사님, 인연은 불교 용어가 아닙니다”라는 그 말에 그동안의 배움이 물거품 되는 순간이었다. 김 회장은 그동안의 지식을 최대한 활용해 논쟁 아닌 논쟁을 벌였다. 불교의 신세계를 접한 듯 토론은 늦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새벽 4시 무렵 김 회장은 “스님, 그럼 불교가 뭡니까?”라고 묻자 스님은 “평등입니다”라고 대답하자 김 회장의 눈시울은 뜨거워졌다. 김 회장은 마음속으로 ‘대단한 스님을 만났다. 이 스님을 스승으로 삼아야겠다’라는 다짐을 한 후 ‘불교가 평등하다’라는 그 참 진리를 들어봐야겠다고 싶었다. 다음날 교육이 끝난 후 다시 스님을 찾아가 “불교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질문하자 스님은 “일주일에 두 번만 오세요.”라는 말씀에 거리상 스님을 제주도로 모시고 공부하기로 했다.

도내 불자들이 자명 스님을 모시고 일주일에 이틀 동안 늘 새벽까지 공부를 했다.

“불자들은 많이 모였지만 스님의 충격적인 말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사실 그동안 배워왔던 불교의 이미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 자존심이 상했던 겁니다. 스님의 말씀이 들을 땐 그럴 듯하지만 조금 있으면 생활 속 습에 의해 잊힌 버렸던 거죠. 하지만 불교를 바로 알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말씀이라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왜 그런지’ 토론하고 비판하면서 이해를 해야 합니다.”

김 전 회장은 좀 더 집중적으로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다. 자명 스님이 여름과 겨울철 방학 때 대불련 학생들과 수련회 때 전국을 돌며 수행에 매진하기도 했다.

부처님은 일대사 인연의 전법을 하러 왔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임무이자 자명 스님도 전법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스님은 서울대를 다니다 출가해 수년 동안 안거를 성만했지만 전법을 하려니 설법 제일의 지위도 갖춰야 불자들의 그 말에 따르고 믿음을 가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학력도 전법의 한 방편이었다. 스님은 방통대를 다녔고 동국대 석사, 박사 학위를 따는 등 늦은 나이지만 전법에 필요한 토대를 닦아 놓으면서 스펙(?)을 넓혀 나갔다.

스님이 “떡 장사한데 누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으려 하겠습니까”라며 김 회장에게 충격적인 말을 쏟아내자 김 회장도 ‘하면 된다.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시험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5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 제주지역대학을 4년 반 만에 졸업했다. 한번 일으킨 발심은 걷잡을 수 없었다. 그 해 바로 동국대 불교대학원에 입학해 매주 이틀 씩 서울을 오가며 2년 반 만에 ‘한국불교 청소년 포교 필요성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오기와 집념의 성과였다.

김 전 회장은 “석사 학위는 시험만 보면 취득 할 수 있었지만 석사 논문을 꼭 쓰고 싶었다”며 “15년 동안 청교련 활동을 하면서 ‘과연 불교가 청소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논문을 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청교련은 불교 포교의 입장에서 처음 시작했지만 청소년들이 잘 사는 것이 바로 불교”라며 “불교적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좋지만 본체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청소년이 행복해 지는 것이 진정한 불자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큰 스님의 통찰력 있는 즉문즉설로 불자들, 학부모,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일상적일 마음의 고민들을 명쾌하게 해결 해주는 자리도 만들었다. 혜국 스님을 시작으로 자명 스님을 세 차례 초청,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토크 콘서트에서는 부처님의 지혜로 어렵기만 하고 풀릴 것 같지 않은 학교폭력과 불자들의 고민을 알기 쉽고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기회가 됐다.

20여년 동안 청소년 포교에 힘써온 김영보 전 회장은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받아 2015년 9월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여성가족부 주최로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 청소년지도자 대회’에서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기여한 지도자인 김영보 전 회장이 국무총리표창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강요하기 앞서 청소년들이 꿈을 원 없이 펼쳐볼 수 있도록 마당을 마련해 주는 것이 ‘진정한 불사’라는 김 전 회장.

“불교가, 가정이, 사회가 바로 서려면 청소년들이 바로 서야 합니다. 부처님이 어리석고 우쭐되던 ‘주리반특가’, ‘라훌라’, ‘야사’ 등을 바르게 인도했듯이 제주청교련이 청소년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부처님의 바른 길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지난 2012년에 도내 불자들의 도심법당 역할을 담당하며 도심 포교에 큰 역할을 해왔던 시민포교원 법당을 제주시 광양로터리, 애월읍, 제주시 신대로 7길 31-1번지로 이전하며 수행공간 조성에도 힘썼다.

아직도 새벽 4시 30분이면 시민포교당에서 어김없이 새벽예불을 올리는 김 전 회장은 고성염불로 마음 속에 일어나는 생각들을 살피며 생각․말․행동 등을 바뀌어 삶의 변화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자명스님이 교재를 만들고 그것을 갖고 공부한 김 전 회장이 지도로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시민포교원에 모여 다시 사람들과 함께 금강경 공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라는 화두는 결국 내가 노력해야지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더군요. 망상이 일어나는 게 나쁜 것이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거죠. 우리는 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좋고 나쁨을 정하는 것이 아니더라. 동전의 두 개의 양면처럼 받아들이면 괴로움이 사라지군요. 노력해서 투자한 만큼 공덕은 쌓입니다. 행복하고 싶다면 기도를 하세요.”

김 전 회장에서 고성염불 수행은 스스로 열심히 수행 정진해 마음을 가다듬고,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다. 부처님과 보살의 마음을 닮아 가는 것이라고 할까. 수행의 덕일까. 최근 김 전 회장은 건강관리센터에서 받은 검진 결과 스트레스가 제로라는 판정을 받았다.

김 회장은 수행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부처님의 가피가 본래 내마음속에 있음을 깨달았다. 무소의 뿔처럼 청소년들의 행복을 위해 오늘도 전법의 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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