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는 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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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는 꽃이 좋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9.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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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 스님
성원 스님

나는 꽃이 좋다

처음 만난 그때도

이별의 이 순간에도

흔들림없이 똑 같이

환한 웃음 지어주는

나는 꽃이 좋다

 

어디 있으랴

아픔없는 이별이

가녀린 꽃잎 그 어디에

고운 꽃빛 그 어디에다

그 아픔 모진풍파 다 숨기고

환희 웃어주는 꽃이 좋다 나는

 

꽃만도 못한 삶

큰 소리만 치며 살았더니

마지막 이별 앞에서

나 꽃잎 보다 더

떨고 있진 않을까

헤어짐의 아픔하나

꿀꺽 삼키지 못하고

 

올때나 갈때나

똑 같은 웃음 짓지 못하면

너무 아플 것 같다

너도 나처럼

참자 내가 참아 웃음 지우면

너도 웃겠지 꽃 보는 나처럼

 

<약천사 주지 성원 스님이 9월 주지 소임을 내려놓고 약천사를 떠난다. 10월 중순 경에 약천사는 주지 진산식이 봉행될 예정이다. 10년 약천사 주지 소임을 모두 마치고 떠나는 아침에 그동안의 소회를 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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