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 스님
나는 꽃이 좋다
처음 만난 그때도
이별의 이 순간에도
흔들림없이 똑 같이
환한 웃음 지어주는
나는 꽃이 좋다
어디 있으랴
아픔없는 이별이
가녀린 꽃잎 그 어디에
고운 꽃빛 그 어디에다
그 아픔 모진풍파 다 숨기고
환희 웃어주는 꽃이 좋다 나는
꽃만도 못한 삶
큰 소리만 치며 살았더니
마지막 이별 앞에서
나 꽃잎 보다 더
떨고 있진 않을까
헤어짐의 아픔하나
꿀꺽 삼키지 못하고
올때나 갈때나
똑 같은 웃음 짓지 못하면
너무 아플 것 같다
너도 나처럼
참자 내가 참아 웃음 지우면
너도 웃겠지 꽃 보는 나처럼
<약천사 주지 성원 스님이 9월 주지 소임을 내려놓고 약천사를 떠난다. 10월 중순 경에 약천사는 주지 진산식이 봉행될 예정이다. 10년 약천사 주지 소임을 모두 마치고 떠나는 아침에 그동안의 소회를 쓴 시다.>
저작권자 © 제주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