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스님들의 공덕으로 중생 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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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스님들의 공덕으로 중생 구제”
  • 김은희 기자
  • 승인 2017.09.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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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과 우란분재의 의미

윤달이 낀 올 하안거에는 생전예수재와 백중천도 등으로 더 많은 수행과 기도의 기회를 얻은 불자들은 어느 해 여름보다 바쁜 시간들을 보낸 것 같다. 나름대로 수행 계획을 세워서 광명진언을 외우거나 다라니독송을 하거나 사경을 하는 불자들도 많았다. 그리고 참선이나 명상을 통해 마음을 맑게 하는 수행에 힘을 쏟는 불자들도 점점 늘고 있다.

수행하기 좋은 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거를 통해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는 시간들을 확보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음력 7월15일인 지난 5일 해제와 백중날을 맞아 그동안 공부한 것을 나와 남이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법계에 회향하는 것 또한 우리의 마음을 더욱 평화롭게 하였다.

또한 백중과 하안거 해제를 의미 있게 맞았으니 더위가 지난 올 가을은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라 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정유년 백중과 하안거 해제를 맞아 백중과 우란분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하안거 해제와 백중을 맞아 해제법회와 함께 백중회향기도를 올리는 남국선원 스님들과 불자들의 모습.

예로부터 바쁜 농사일이 지나고 오곡이 결실을 맺을 무렵인 백중에는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으며 부처님께 갖가지 음식으로 공양을 올렸다. 이러한 불공을 백중맞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우란분재가 민간에 정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날은 선망부모와 7대의 조상을 천도하기 위한 우란분재를 올린 뒤에는 공덕을 짓기 위해 방생을 하거나 선행을 했다.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 받고 있는 악도의 중생을 위해 재를 베풀어 구한다는 의미가 있는 우란분재가 베풀어지는 백중은 중생의 전도된 가치관 즉 어리석어 세상을 잘못보고 거꾸로 착각하는 중생심을 버리고 지혜의 자성광명으로 나아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불교의 5대명절로 알려진 우란분재는 목련존자와 관련되어 있다고 전해진다.『우란분경』에 의하면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적에 대목건련이 비로소 여섯 가지 신통을 얻고 부모를 제도하여 젖먹여 길러준 은혜를 갚고자 했다.

즉시에 도안으로 세간을 관찰하니 그의 어머니가 죽어 아귀도에 태어나 음식은 보지도 못하고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목건련이 슬피 울며 발우에 밥을 담아 어머니께 갖다 주었더니 어머니는 발우와 밥을 보자 덥석 왼손으로 움켜잡고 오른손으로 밥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밥이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갑자기 불덩이로 변하여 먹지 못했다. 이걸 보고 목건련이 슬퍼 크게 소리쳐 울며 부처님께 달려가 이러한 광경을 자세히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목건련에게 말씀하시었다.

“너의 어머니는 죄의 뿌리가 깊이 맺어서 너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 네가 비록 효순하여 이름이 천지를 진동할지라도 천신 지신 사마외도 도사 사천왕신들도 어찌하지 못할 것이요, 반드시 시방의 여러 스님네의 위신력을 얻어야 해탈할 수 있으리라. 내가 이제 너에게 구제하는 법을 말해 주어 온갖 어려운 이들이 모두 근심과 괴로움을 여의고 죄업이 소멸하게 하리라.

시방의 여러 스님네가 7월15일에 자자를 할 때에 7대의 부모나 현재의 부모가 액난에 있을 이를 위하여 밥과 백 가지 맛과 다섯 가지 과일과 물 긷는 그릇과 향유와 초와 평상과 와구를 갖추고 세상에서 제일가는 맛난 음식을 그릇에 담아 시방의 대덕 스님께 공양하여야 할 것이다.

이날에는 모든 성현이 산간에서 선정을 닦거나 네 가지 도과를 얻거나 혹은 나무 밑에 경행하거나 육신통이 자재하여서 성문, 연각을 교화하거나 십지보살이 방편으로 비구의 모습을 나타내어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도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발우와 밥을 받는다.

청정한 계와 성현들의 도가 구족하니 그 공덕이 한량없느니라. 누구라도 이 자자하는 승가에게 공양하는 이는 현재의 부모와 7대의 부모와 육친 친속들이 삼도의 괴로움을 벗어나서 곧 해탈할 것이요, 옷과 밥이 자연히 이르리라. 만일 어떤 사람이 부모가 현존한 이는 백 년 동안 복락을 받을 것이요, 만일 이미 돌아가신 7대 부모는 천상에 태어나되 자재하게 희생하여 화광천에 들어가 무량한 쾌락을 받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시방의 여러 스님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 먼저 시주 집을 위해 선정에 들어 마음을 안정한 뒤에 공양을 받으라. 처음 그릇을 받았을 때에는 먼저 불탑 앞에 놓고 여러 스님네가 축원을 마치면 자기 밥을 받을지니라.”

그때에 목건련 비구와 이 모임의 대보살이 모두 크게 환희하였으며, 목건련의 슬피우는 소리도 없어졌다. 이때에 목견의 어머니는 이 날로부터 1겁 동안 받아야 할 아귀도의 고통을 벗어났다고 한다.

또한『목련경』에도 출가한 목련존자가 어머니에 대한 지극하고도 간절한 효심의 모습과 이를 받아들이시는 부처님의 무량하신 자비심이 불제자들을 감동시킨다.

『목련경』에 의하면 목련의 아버지는 왕사성의 장자로 항상 육바라밀을 행하였고 덕망이 매우 높았다고 한다. 늦게 외아들 나복을 보았는데 효성이 지극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나복은 삼년상을 치른 뒤 홀어머니를 모시었는데 날로 재산이 줄어들어 멀리 장사를 떠나기로 했다. 나복은 집안의 재산을 셋으로 나누어 하나는 어머니와 종들의 생활비로 드리고, 다른 하나로는 아버지를 위해 삼보에 공양하고 오백승재를 올리도록 하였고, 나머지는 자신이 가지고 외국으로 장사를 떠났다. 승재란 스님네들을 초대하여 정성스럽게 음식을 공양하는 것을 말하는데 오백승재는 오백 명의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 청제부인은 아들이 집안을 떠나 있는 3년 동안 죽은 남편을 위해 재를 올리기는커녕 삼보를 비방하고 온갖 악덕을 행하였다. 어머니의 이러한 행위를 이웃 사람을 통해 들은 나복은 몸이 솟구쳐 땅에 떨어지고 털구멍마다 피가 흐르며 혼절하여 땅에 누워 오래도록 깨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나복의 어머니는 이를 아들에게 숨기고 아무 일 없었노라 맹세를 하였다가 곧 벌을 받아 이레 만에 급병이 들어 죽고, 지옥에 떨어지고 말았다. 나복은 어머니의 급작스런 죽음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이를 풀기 위해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목련이라는 이름을 얻고, 그 후 도를 이루어 신통제일의 제자가 되었다. 그가 신통으로 저승세계를 살펴보니 그의 어머니는 엄청난 지옥고의 고통을 받고 있었다. 목련은 너무 괴로워 어머니를 그 고통에서 구해내고자 몸부림쳤으나 인과의 법칙은 자신의 신통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었으므로 결국 부처님께 천도해 주실 것을 청했다. 부처님께서는 목련의 간절한 청에 부처님의 도력으로 목련의 어머니를 극심한 지옥에서 차츰 가벼운 지옥으로 나오게 하고, 다시 몇 번의 도력으로 나중에는 아귀의 몸을 받았다가 다시 개의 몸을 받게 되었다. 목련이 다시 그의 어머니가 개의 몸을 해탈하기를 발원하니 이에 부처님께서는 목련의 지극한 효심에 감동하시고 목련의 어머니가 업보가 워낙 중해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구제할 수 없으므로 스님들의 하안거가 끝나고 자자를 행하는 7월15일 우란분재에 여러 대중 스님네에게 공양을 올리면 정토에 태어날 것이라고 하셨다. 목련은 부처님께서 이르신 대로 바로 우란분재를 베풀어 대중 스님들의 법력을 모으니 그의 어머니는 물론 어머니와 함께 지옥 속에서 고통 받던 여러 중생이 한날한시에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었다고 전한다.

두 경에서는 어머니의 천도를 갈망했던 목련존자의 효행과 개인적 차원의 염원이 결과적으로 많은 스님의 법력에 의해서 많은 중생의 구제로 나타났다는 점이 같다는 것이다. 게다가 석 달 동안 오직 일념으로 수행한 스님들을 공양하는 공덕은 그 어떤 공덕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으며 천도는 단지 어떤 한 사람의 기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간절한 발원이 하나로 뭉쳐져야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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