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비니회원들 마음은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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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비니회원들 마음은 하나입니다”
  • 김은희 기자
  • 승인 2017.09.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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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룸비니산악회 전주 성지순례
서귀포룸비니 회원들과 전주룸비니 회원들이 합동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서귀포룸비니불교산악회(회장 김문석)가 자매결연을 맺은 전주룸비니불교산악회(회장 안준아)의 안내로 전북지역 사찰을 참배하고, 전주불교연합회가 마련한 우란분재 공승재에 참여해 스님들께 삼배를 올리며 선망부모의 천도까지 하는 뜻깊은 순례를 마쳤다.

서귀포룸비니불교산악회와 전주룸비니불교산악회는 부처님이 태어난 성지 ‘룸비니’라는 이름이 인연이 되어 3년째 우정을 나누면서 전주사람들은 서귀포를 찾고, 서귀포불자들은 전주로 순례를 가면서 합동 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전주룸비니가 제주를 찾아 한라산을 등반하고 함께 보문사, 선덕사, 불광사 등 제주 사찰들을 참배했다. 이어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전주를 찾아 함께 합동법회를 갖고 대둔산 산행 등 알찬 일정을 보냈다.

혼불문학관 관람을 나선 룸비니회원들

성지순례 첫날 이른 아침부터 전주룸비니 집행부 임원들은 직접 광주공항까지 마중 나와서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오랜만에 만난 법우들은 얼싸안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환하게 웃었다.

“서귀포룸비니회원 여러분들이 지난 5월에 베풀어준 지극한 정성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전주룸비니회원들은 무엇으로 여러분들에게 그 마음에 답할까 생각하다가 약소하지만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준비를 했습니다만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안준아 전주룸비니불교산악회장의 첫인사는 지난 5월 서귀포순례의 감동을 전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전주룸비니회원들이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이번 전주순례를 정성껏 안내하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전주룸비니회원들 가운데는 서귀포불자들을 위해 에어컨을 켠 버스 안에서 무릎이 시리지 않도록 순례객들을 위해 직접 무릎 담요을 만들어온 회원이 있는가하면, 출출할 때 입가심하라고 기정떡 간식도 준비해오고, 가는 데마다 포토존을 잡아 친절하게 사진촬영에다 꼼꼼한 문화해설까지 덧붙여 주는 등반대원들이 있어 이를 따라가는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은 활짝 개인 맑은 얼굴이다. 그리고 첫날 금정암 주지 덕산 스님을 모시고 룸비니합동법회를 올리면서 두 산악회의 우정은 더욱 깊고 넓어졌다.

덕산 스님은 법문을 통해 “전주룸비니불교산악회원들이 자매결연을 통해 한라산 등반을 다녀오고 다시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이 이곳을 찾은 것은 정말 기쁘고 좋은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다른 지역의 재가불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에서 불교의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한다”고 격려했다.

안준아 회장은 환영사로 “지난 5월의 극진한 환대를 잊지 못하고 있는데 다시 서귀포 법우님들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고 기쁘다”면서 “앞으로 룸비니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고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문석회장도 “전주 법우님들이 환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룸비니는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 아름다운 인연이 영원히 이어지길 바란다”고 답사를 보냈다.

다음날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은 전주불교연합회가 주최한 공승재에 내빈으로 초대되어 서귀포에서 직접 가지고 간 감귤 공양을 올렸다. 거기다 공승재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선망부모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천도재까지 동참해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2박3일이란 짧은 일정에도 날마다 전통사찰과 천년고찰을 순례하면서 신심을 증장시키는 기회도 가졌다. 제주출신으로 조계종 화쟁위원장으로 활동하시는 도법 스님이 계시다는 남원 실상사와 오랜 옛날 칡넝쿨로 기둥을 세웠다는 쌍계사 법당, 맑고 청정한 물이 흘러 여름 내내 사람들로 북적였다는 천년고찰 강천사도 법우들의 마음 깊이 들어와 불심을 지피는데 한몫을 했다.

한편 두 산악회의 이번 산행지는 갑오년 동학농민들이 마지막까지 투쟁했던 대둔산. 가파른 정상을 바라보면서 서귀포불자들은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전주룸비니등반대원들의 격려와 배려로 오르고자 마음먹었던 회원들 전부가 정상 등반에 성공을 하니 그 기쁨은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배려로 원기가 팍팍 솟구친 회원들의 다리는 하산할 땐 나비가 춤추듯 가뿐했다.

대둔산 산행에 오른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의 모습.

산행과 사찰순례와 더불어 지역의 아름다운 명소들을 둘러보는 것도 이번 여행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성춘향과 이도령이 눈이 맞았다는 남원의 광한루, ‘혼불’의 작가 최명희 선생을 기리는 혼불문학관, 야경이 아름다운 아중 호수, 대나무 길이 좋은 담양 죽성원, 메타세 콰이어 가로수길, 양동시장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는 장소가 되었다.

3일 내내 성심성의껏 안내를 해주는 신심있는 전주 불자들의 인심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의 마음은 내내 행복했다. 처음 마중 나왔던 그 자리로 버스가 멈추고 드디어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다르자 그동안 가장 앞에서 끌어줬던 전주 등반대원들의 눈에서는 아쉬운 작별의 눈물이 흘렀다. 그와 동시에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의 눈시울도 덩달아 뜨거워졌다. 정말이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함께한 시간들이 곧 순례고 신행이 되었다. 서귀포에서 전주로 이어진 순례길은 말 그대로 마음이 행복해지는 ‘행복순례길’이었다.

우란분재 공승재에 참석한 김문석 회장과 회원들이 천도의식에 참여해 잔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이번 순례로 내년에는 함께 통일을 위한 산신재를 지내기 위해 백두산을 오르기로 약속한 서귀포와 전주룸비니산악회의 끈끈한 우정이 더욱 깊어져 감을 느꼈다.

“30대 청년회원에서부터 70대 보살님까지 함께한 이번 전주 성지순례를 통해 서귀포불자들의 마음은 더욱 깊고 넓어졌습니다. 함께하는 자리가 아름답기 위해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이 가는 곳마다 육바라밀을 실천하면서 다른 지역 불자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배우고 이 마음을 다시 서귀포로 가져가 더욱 열심히 실천하겠습니다.”

서귀포룸비니회원들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가슴 벅찬 마지막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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