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정도의 정사유(正思惟), 4차 산업이 요구하는 붓다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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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의 정사유(正思惟), 4차 산업이 요구하는 붓다 정신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9.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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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양이 아니라 학습능력이 미래 경쟁력‥ 대정스님, ‘제4차 산업혁명과 불교’로 강연

지상강좌 - 대정스님(송광사 승가대학 교수사)

제주불교문화대학총동문회(회장 문명삼)․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제주지부동문회(회장 고승만) 주최로 대정스님(송광사 승가대학 교수사) 초청, ‘제4차 산업혁명과 불교’라는 주제 강연이 9월 14일 제주시 오등동 오등선원에서 봉행됐다. 이날 대정 스님의 주요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주>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은 제조업/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급격히 변해가고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업들과 삼성, LG, 현대 등 한국을 이끌어온 전통 제조업 기업들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건 어렵지만 향후 4차 산업혁명이 밀려드는 요즘 최고의 스펙을 갖춘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여 충성도를 높이는 소프트웨어가 대세라는 점입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삼성, LG 제품에 비해 스펙은 낮지만,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하며 느끼는 만족도와 충성도가 훨씬 높습니다.

요즘 사드 여파로 중국에서 현대차가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현대차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점도 있지만 10조 원이라는 돈을 신사옥 건설을 위한 부지 매입에 쓰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면서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한국의 기업 문화는 군대식이었습니다. 한국 경제를 빠른 의사 결정 등 기업 문화의 장점도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 기업에 더 이상 ‘노후보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일반 직원들은 결국 재벌 총수들을 위해 부속품처럼 일하다 사라질 운명이라는 걸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4차 산업은 패러다임의 대 전환의 시대입니다. 지금까지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획일적 교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 기업을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세계적인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Zara)입니다. 자라의 설립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지난 2016년 기준 자산 670억 달러(한화 약 82조 7249억원)로 세계 2번째 부자(빌 게이츠 다음)에 올라섰습니다. 중저가의 패션 브랜드 자라라는 회사가 이렇게 돈을 많이 벌 줄은 아무도 상상 못했을 것입니다.

예전의 패션업계의 트렌드는 디자이너가 다음 계절에 유행을 디자인해서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이라면 자라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디자인을 내 놓는 겁니다. 다양한 입맛을 맞추려 일주일에 200개의 아이템을 선보이며 1년에 무려 1만 8천개의 디자인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이런 큰 규모의 사업을 신속히 그리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빠른 정보처리 시스템이 필수입니다. 아만시오는 사업 초기에 이미 자라의 정보처리 시스템과 물류 시스템을 전산화합니다. 또한 상품 수요 예측과 매장 별 재고 파악 그리고 상품 가격 결정 등에도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따르며 문제를 해결합니다. 일주일에 200개의 디자인을 생산하지만 전 세계 매장을 가면 그 비율과 종류가 다 다릅니다. 그것 역시 데이터를 통해 각 나라의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를 맞춘 겁니다.

4차 산업혁명을 인터넷 검색어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그리고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등등입니다.

세계는 이렇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럼, 4차 산업에 맞는 불자상, 인재상은 어떻고,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요.

우리나라는 작년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25만 7천명이라고 합니다. 10년 만에 최대라고 합니다. 안정된 직장을 원해서 공무원을 다 원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앞으로 안정된 직장은 없다고 봅니다. 어린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무렵에는 현재 직장 60%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격변하는 사회에 살게 되는 겁니다.

우리들은 괜찮을까요. 우리도 예외가 아닙니다. 4차 산업이 되면 첫 번째가 융합입니다. 여러 기술이 융합되어 변화가 생깁니다. 두 번째는 공유입니다. 자동차는 요즘 전기차로의 이동으로 인해 기계에서 인공지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예전에 석유를 정제해서 원료를 정제해 내연기관을 엔진으로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내연기관은 사라지고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통해 자동차가 움직이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3차에서 4차로 변환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혁명입니다. 물질세계와 가상세계가 공존하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최근 출범한지 몇 달 되지 않은 카카오뱅크가 거대 은행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모든 수수료 면제입니다. 점포도 없고 직원도 없는 은행입니다. 갑자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은행 점포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요즘은 핸드폰으로 돈을 송금하고 있잖아요.

전 세계적 현상입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GE라는 회사가 제조업 회사인데 소프트웨어를 통해 내는 회사의 수익이 75%라고 합니다. 지식 세계는 이미 갔습니다. 지식의 총량으로 개인 간의 차이를 두는 것은 의미 없습니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팅게일이 크림전쟁 때 지극한 간호로도 유명하지만 통계 분석가이기도 했습니다. 크림전쟁 참전한 군인들이 2,755명은 총상에 의한 사망이었지만 전쟁당시 16,000명은 각종 질병 등으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결국 나이팅게일은 위생병동을 건립을 건의했고, 군인들이 각종 질병에 의한 사망률은 42%에서 2%가 감소합니다. 이러한 데이터가 사람을 살린 겁니다. 이제는 단일 지식을 습득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 능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의미를 읽어내는 수학적 방식의 진보는 엉뚱하게 사회적 변혁을 이끌어 냅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다시 견해가 변화를 이끌면서 대중은 계도 대상이 아니라 시대를 이끄는 주체가 됩니다. 이제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학습능력이 미래 경쟁력입니다.

대정 스님은 4차산업 혁명시대에서 불자들에겐 팔정도의 정사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4차 산업 혁명에서 바라는 것은 생각하는 능력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정도에서 정사유(正思惟)가 4차 산업에서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4차 산업은 융합입니다. 4차 산업과 맞물려 불자가 가져야 할 정신은 법계무진연기(法界無盡緣起)입니다. 이 말씀은 우주만유가 모두 인연따라 얽히어 있다는 것입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것으로 1차 방정식이 아닙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통해 왔을 텐데 그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아는 것입니다. 그 인연에 대해 사유하는 것입니다.

스티브잡스가 회고록에 아이폰을 만든 이유가 이 세상에서 도움을 주고 싶어서 그랬답니다. 스스로를 불자라 생각하면 세계의 변화를 걱정하기 앞서 나의 손을 잡아줄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고 그 고마움을 행할 줄 아는 보살도의 불자가 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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