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나의 삶, 나의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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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나의 삶, 나의 불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10.18 10: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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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어코드(서귀포 담마아라마 운영자)
낸시어코드(서귀포 담마아라마 운영자)

 제 미국 이름은 Nancy Acord, 한국 이름은 손 동란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6년에 미국에 공부하러 갔습니다. 공부를 마친 뒤로는 직장에서 일하며 사회에 봉사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미며 살아온 재미교포입니다. 2004년 정년퇴직 후 불교 공부와 수행에 집중하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졸업 후 골든게이트 대학원에 다니면서 미국에서 공인회계사로 (CPA) 일했고, 그 뒤에 미국 주요 도시에 50개 정도의 지점을 가지고 약 2만 명의 직원을 가진 회사에 부사장으로 입사해 사장을 지냈습니다. 동시에 계열회사도 몇 개 운영했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그곳 문화에 맞게 현지인들과 함께 평소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에 의료진과 의료 기구를 보내고, 그 나라 의료진 교육을 돕고, 어린이를 치료하는 비영리 메디컬미션 재단을 지인들과 창립하고 지금까지도 저희 부부는 그 일을 돕고 있습니다. 또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미국군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을 위해서 한 10년 동안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꼭 봉사라고 하기 보다는 남한을 지켜 주신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으로 그분들을 길이 기억할 훌륭한 기념비를 세우는 데 많은 도움을 드렸습니다. 동시에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자와 어린이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양로원에서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서 봉사를 했습니다. 저는 결혼 한 지 한 30년째로, 아주 좋은 남편과 아들, 며느리, 미혼의 딸이 있습니다. 저의 남편은 변호사이며 또한 공인회계사로 현재 직원이 25명 정도 되는 로펌의 사장입니다. 제 남편은 미국인이자 영국계 백인입니다.

솔직히 저의 불교 여정은 좀 드문 경우일 겁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한국계 이민자들은 미국에 오면 기독교를 선택합니다. 종교적인 이유도 물론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교회에 가야 여러가지 이민생활 정착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미국에서 언제나 나 홀로 불자였습니다.

저는 전통적인 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불교는 저에게 모태 신앙입니다. 어려서 들은 집안 어른들 말씀에, 아주 오래전에 서울 아차산에 있는 영화사라는 절을, 저의 집안에서 지어 근처의 전답까지 모두 포함하여 스님들께 보시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돌아가신 큰 고모님도 절을 보시하셨다 들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조상은 불교에 심취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어려서는 할머니 따라 절에 다니고, 성장하여 고등학교 때는 종로에 있는 조계사의 고등학생 불교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미국에 40여년 살면서 한국에서 하던 불교 공부를 혼자 계속하였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20대 초년에는 제가 고운 하얀 한복을 입고 대청마루에 앉아서 명상하는 모습이 종종 보였습니다.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 저는 50살이 되면 도를 닦을 것이라고 가족들에게 말했습니다. 하여튼 40대 중반이 되니 도를 닦아야 한다는 마음이 아주 강하게 일어서 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일에 더 이상 흥미를 느낄 수 없어 회사에 가기 싫어 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2004년에 일을 그만두고 도를 닦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도를 닦는 게 무엇인지 몰라서 그때부터 답을 찾기 위해 헤맸습니다. 이것저것 해보고, 이런저런 사람도 만나보고, 책도 보고, 강의도 듣고, 집중명상도 해보고 등등…

그러다가 부처님의 원음, 초기경전을 보고, “아~ 부처님은 이렇게 알아듣기 쉽게, 기억하라고 반복해서, 친절하시게 가르치셨구나!”하고 2007년, 50살에 초기불교가 제가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초기경전을 읽고 초기불교계의 스님들께 법문 듣고, 수행지도 받고 그러면서 요가와 명상 스튜디오를 차려서 한 2~3년 가르쳤습니다.

그 후 미국에서 2014년 12월에 비영리 불자교육재단, Nibbana Buddhist Education Foundation (NBEF)을 설립해서 관리해오고 있습니다. 재단의 목적은 물론 불자 교육입니다. 직접 그리고 간접적으로 불자교육을 돕는 단체입니다. 웹사이트 www.buddhisteducation.org를 방문하시면 자세한 내용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저런 인연으로 2015년 9월부터 각묵 스님이 쓰신 초기불교입문을 영문으로 번역하여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출판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조만간 초기불교입문이 영문판으로 출판되어 세계 170국에서 전자책 (Kindle)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NBEF 를 통해서 초기불교입문 (Introduction to Early Buddhism) 550권의 책을 초기불전연구원에서 구입해 한국과 미국에 법 보시를 할 계획입니다. 이 영문 책이 필요하신 분은 dhamma.arama@gmail.com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낸시어코드는 2016년 9월 서귀포에‘담마 아라마’공부모임 장소 마련, 초기불교 공부모임과 수행처를 열고 있다. 또한 매월 넷째주 일요일 오후2시 초기불교의 대가로 불리는 각묵스님을 모시고 지역 불자들과 초기불교 공부를 하고 있다.

 

2016년 9월에는 제주 서귀포에 ‘담마 아라마’라는 공부모임 장소를 마련했습니다. 담마아라마에는 40명까지 수행할 수 있는 수행홀과 초기불교 서적을 읽을 수 있는 서재가 있습니다. 수행지도를 해주시는 스님들께서는 필요하시면 건물 3층에서 머무르실 수 있습니다. 2017년 9월부터 공부모임과 더불어 수행처로 열고, 여러 법우님들이 수행하십니다. 담마 아라마는 항상 열려 있고, 모든 것이 법우님들께 무료로 제공됩니다. 운영은 저희 부부의 보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16년 9월에 각묵 스님께서 우리 수행센터를 방문하고, 공부 모임 장소로 아주 적당하다고 기뻐하시면서 이름을 ‘담마 아라마’로 지어 주셨습니다. 그 뒤로 매달 네 번째 일요일에 각묵스님께서 ‘담마 아라마’에서 초기불교 강의를 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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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법 2019-03-31 13:15:05
훌륭하십니다.
사두
사두
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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