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법문 (20)
상태바
초기불교법문 (20)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11.08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두 가지 감각장소 : 12처 ②

 12처處 ayatana(아야따나), 혹은 6처의 가르침의 중요성을 살펴본다. 12처는 존재하는 모든 것, 즉 일체一切에 대한 부처님의 명쾌한 대답이라는 점이다. 
  12처의 가르침은 세상을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눈眼·귀耳·코鼻·혀舌·몸身·알음알이意)와 여섯 가지 밖의 감각장소(형색色·소리聲·냄새香·맛味·감촉觸·법法)로 해체해서 말씀하신 것인데, 부처님께서는 이것이야말로 존재하는 모든 것이고 그 밖에 다른 일체는 없다고 단정하신다.
  부처님께서 육내외처六內外處, 즉 12처가 바로 일체이지 다른 일체란 없다고 설하신『육처 상윳따』의「일체 경」(S35:23)을 살펴보자.

  “비구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일체인가? 눈과 형색,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몸과 감촉, 알음알이[마노]와 법-이를 일러 일체라 한다.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나는 이런 일체를 버리고 다른 일체를 천명할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단지 말로만 떠벌리는 것일 뿐이다. 만일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더 큰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비구들이여, 그것은 그들의 영역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왜 세상을 12처로 해체해서 설하셨을까?‘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부처님의 해답이 오온인 것과 마찬가지로 무상·고·무아를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세상이라든지 일체라고 하면 고정불변하고 영원한 세상이나 절대적 존재로서의 일체가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해서 세상이나 일체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을 열두 가지로 해체해서 보면 세상의 무상·고·무아라는 세 가지 보편적 특성이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눈도 무상한 것이요, 눈의 대상인 형색도 무상한 것으로 분명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감각 장소인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몸과 감촉에게도 이와 같다. 마노의 감각장소[意處]의 한 부분이 마노의 알음알이[意識]가 일어나는 문입이다. 마노-마음의 문과 그 대상은 정신[名]이고, 나머지 감각의 문과 그 대상은 물질[色]에 포함되기 때문에 결국 열두 가지 감각장소들은 정신과 물질[名色]일 뿐이고, 그 일체가 무상하다는 진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존재의 무상함이나 그 괴로움이나 실체 없음을 알고 볼 수 있다면 결국은 염오 ⇒ 이욕 ⇒ 해탈 ⇒ 구경 해탈 지가 성취돼 궁극적 행복인 열반을 실현하게 된다. 
  뭉쳐 두면 세상과 일체라는 개념에 속고 12처라는 법으로 해체하면 깨닫는다. 세상과 일체를 12처로 해체해서 볼 수 있어야 그가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라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