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봉우리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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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봉우리에 올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11.0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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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덕스님의 마음법문

저 높은 산 정상에 올라서서 시선을 아래로 향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그리도 갈구하며 걷는지 옆 사람을 바라볼 여유도 없다. 그리고 구석구석 들어선 높은 빌딩과 집들. 또한 자동차들은 자기 목적지를 5분이라도 먼저 가기 위해 장애물이 나타나면 빵빵거리며 질주한다.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직업도 서로 다르고 또 영위하는 삶도 다르다. 그렇기에 고군분투하며 희망과 목표를 향해서 뛰며 살아 나간다.
이와는 반대로 도심을 벗어난 산속에는 다양한 새들이 날아다니면서 먹이를 구하고자 두 날개를 펴며 주변을 살핀다.
세속의 세상살이는 그저 단순히 남들보다 좀 더 잘 먹고 살기 위해 잠 못 이루며 죽을힘을 다해 노력한다. 그래서 매일같이 바삐 살아가며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고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친다. 
그리고 동물들도 그들 세계에서‘약육강식’에 의해 강한 자는 살아남기 위해 약한 자를 죽이고, 약한 자는 살아남고자 강한 자를 피해 살아간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 속에서 오직 살아남고자 노력한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땅바닥에‘엉금 엉금’기어 다니는 벌레들도 몸을 굴려서 목숨에 대한 미련과 애착은 인간 못지않다. 오로지 살아남기만을 바란다. 태 . 란 . 습 . 화의 모든 생명체들은 한 순간 1초도 쉬지 않고, 냉혹한 생존의 세계에서 끊임없는 전쟁을 한다.
그런데 그렇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저 높은 산봉우리 꼭대기에서 바라보면 그러한 삶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 산 밑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은 인식하지 못한다. 그들만의 세계가 유일한 것이라고 인정하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또한 작은 개미와 곤충들도 그들의 세계만 있다고 생각하며 주어진 역할들을 하고 그들만의 생활을 한다. 그들보다 더 높은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렇게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일상에서 우리는 한번쯤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은 어떨까.  잠시 벗어나 한번쯤은 저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서 쉼없이 달려가는 마음을 멈춰, 산 아래를 바라보기만 해도 내 마음은 가라앉을 것이다.
지금 이 마음은 어디에 머물고 있고, 또 멈추지 않고 어디를 그리 급히 뛰어 가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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