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시론-방생(放生)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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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론-방생(放生) 인연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11.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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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본지 비상임논설위원.전 행정부지사)

지난 9월10일 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에서 주최한 방생대법회에 참석하였다. 해수욕장 동측 넓은 잔디밭은 제주불교의식 스님들이 바라춤과 범패를 하면서 야단법석이었다. 곧, 봉축법회가 시작되고 태고종단의 큰스님이신 금붕사 주지 수암 스님께서 방생에 대한 법어를 사자후 한 다음 불자들은 그 의미를 되새기며 물고기를 놓아주었다.  
물고기는 붉은 우럭과 광어 각각 2만 여 마리를 제주도 해양수산당국의 협조를 받아 방생 하였다. 긴 방생 행렬에 열을 지어 차례로 광어 20마리를 받고 지나려하는데 다른 보살님이 나를 보더니 너무 반가워서 그랬는지 10마리를 얹어 주신다. 특별히 주는 것이라 다른 사람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이것도 방생인연인가’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받고 방생하였다. 그 날은 초가을이라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였다. 나는 가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보면 부처님의 마음이라 생각할 때가 많다. 이날 수암 스님 법문이 감동적이어서 몇 자 적어본다.  
“이 한세상 살아가며 남을 돕고 사는 일이 기쁨이요, 사랑이요 행복이며 만족이니 사람답게 살자는데 무엇을 망설이랴 / 형제여! 벗들이여! 인연이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이 내손을 잡으시오!”
오늘 부처님의 가피로 방생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지만 방생의 참뜻을 잘 몰랐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나마 오늘 방생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되새기게 되어 진정한 불자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내친김에 집에 오자마자 방생에 대해서 자세하게 검색하였더니 최초의 방생(放生)이야기는《금광명경》의‘유수 장자품’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유수장자가 두 아들과 함께 큰 연못가를 지나던 중 오랜 가뭄으로 물이 말라 수많은 물고기들이 죽음에 처해있는 모습을 보고, 마을의 샘물을 연못까지 나르고 먹이를 주어 많은 물고기를 살렸다고 한다. 그 공덕으로 유수장자는 다음 생에 시천천자(十千天子)로 태어났다”고 전해지고 있다.  
백과사전을 찾아봤더니 방생이 더 넓은 의미가 있었다. 『방생은 온갖 생명체를 괴롭히지 않으며, 병든 사람을 치료해 주고, 고아를 돌보고, 무의탁 노인을 보살피며, 굶주린 이에게 음식을 보시하는 것이 곧 방생이다. 황폐해진 자연을 되살리는 것도 방생이다.』
유마경의 주인공인 유마거사는“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그리고 더 나아가“국토가 아프고 병들면 나도 아프고 병들어간다”라고 하셨다. 내가 방생한 광어와 우럭은 오늘 나와 인연을 맺은 것이다. 
인연이란 옷깃 한번 스치는 것도 500겁 인연으로 맺어진다고 한다. 오늘 내가 방생한 물고기가 몇 겁 후에 무슨 인연이 될지《범망경》에서는“한동네에 태어나는 것은 5천겁, 부부가 되는 인연은 7천겁, 스승과 제자사이는 1만 겁의 소중한 인연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큰 인연이든, 작은 인연이든 선근 인연을 맺고 한세상 살아가며 사람답게 살자는데 무엇을 망설이랴. 내손을 잡으시오! 
수암 스님 말씀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스님, 고맙습니다. 늘 스님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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