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불교가 모인 미국은 ‘불교의 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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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불교가 모인 미국은 ‘불교의 슈퍼마켓’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11.0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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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보살이 전하는‘오늘의 미국불교’<1>
낸시 어코드(Nancy Acord)는 재미동포로 한국명은 손동란이다. 낸시는 1976년 고등학교를 졸업 후 미국에서 공부하며 40여년 동안 미국서 살면서 불교공부를 계속하고 있다.지난 2014년 12월 미국 비영리 불자교육재단(Nibbana Buddhist Education Foundation)을 설립해 불자교육을 돕고 있다. 지난 2005년 9월부터 낸시는 각묵 스님이 쓴 초기불교 입문을 영문으로 번역하고 있다. 또한 2016년 9월 서귀포서‘담마 아라마’ 공부 모임 장소를 마련했다. 이곳은 40여명이 수행할 수 있는 홀과 초기불교 서적을 읽을 수 있는 서재가 마련된 한편 2016년 9월부터 각묵 스님을 초청, 매달 네 번째 일요일 담마아라마에서 초기불교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원고는 초기불교 담마아리마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낸시 어코드가 지난 10월 14일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미국불교와 마음챙김’을 주제로 한 강연 내용으로 3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서문 
오늘의 중심 주제는 미국의 불교입니다. 우리가 왜 미국의 불교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할까요? 생각해 보셨나요? 세계의 최고 선진국이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제 소견으로는 미국은 어쩌면 인류의 미래의 모습입니다. 미국은 온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작은 규모의 지구촌입니다. 언젠가 지구 전체에서 이루어질 지구촌을 미리 볼 수 있는 시험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류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곳에서 불교가 어떻게 진화되고 있는지 지켜보는 것은 아주 필요하고 현명한 시간의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과 비슷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계를 지닌 한국은 꼭 미국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8월, 미국에서 올 여름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담마 아라마에 가져갈 차를 사러 동네 슈퍼에 갔다가 계산을 하려 줄을 서 있던 와중에 잡지 코너에서“Mindfulness-마음챙김”이 표지에 나온 것이 두 개나 되는 걸 보고 미국의 불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국에서의 불교는 참 흥미로운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각국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나라입니다. 세계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미국으로 이주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수도 빨리 성장하고 이로 인해서 모든 방면에 빠른 변화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각 분야의 뛰어난 사람들은 아주 미국으로 이주를 하거나 잠깐 동안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거나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나라의 문화, 풍습, 종교, 음식 그리고 지식 등을 가지고 와서 현지 미국인과 동화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미국의 문화, 풍습, 종교, 음식 그리고 지식 등을 자기 나라에 역수입을 합니다. 그러니 미국에는 당연히 여러 가지 불교가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을 불교의 슈퍼마켓이라고 하는 표현도 있습니다. 

●불교의 종류 
미국의 불교 종류로는 테라와다(초기불교), 티베트불교, 북방불교(대승불교)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불교를 불자 종류로 구분하자면 이민 불교(동양계 이민자 중심)와 엘리트 불교(미국 엘리트 중심)로 구분이 됩니다. 

●불교 인구 
미국 불자의 숫자를 헤아리기에는 조금 모호합니다. 미국에는 불교를 종교로 따르는 사람의 숫자는 많지 않은 듯합니다만 불교책을 읽고 명상하고 불법(佛法) 강의 듣는 사람의 숫자는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어디에 등록하지 않기에 몇 명일 것이라는 추측일 뿐입니다. 미국 시중에 나와 있는 불교서적과 명상센터 요가센터를 보면 많은 미국인들이 불교에 심취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예로써 요가와 명상은 많이 상업화되어 있어서 비교적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2016년 1월 요가저널(미국에서 제일 잘 알려진 요가 단체에서 내는 월간지) 통계에 따르면 3천 6백만 명이 지속해서 요가와 명상을 하고 있답니다. 미국 총인구 3억 8천 6만 명의 11%가 하는 것이지요. 이 단체에 따르면, 미국 국민이 요가와 명상에 쓰는 비용이 2016년 기준으로 일 년에 16밀리언 달러, 한국 돈으로 18조원 입니다. 

●불교를 보는 미국인의 시각 
미국에서는 불교를 공식적으로는 세계 종교 중의 하나라고 하지만, 실제로 미국인들은 불교를 종교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듯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종교에는 항상 ‘신’이 있고 그 신에게 의지해서 복을 받고, 잘못하면 벌을 받는 구조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불교에는 그들이 이해하는 그러한‘신’이 없기에 그런 결론을 내리는 듯합니다. 미국에서 불교를 아시아적 종교로 믿는 인구는 아주 적습니다. 인도사람을 포함한 아시안은 미국 인구의 5%도 안 됩니다. 그 중에 미국에서 불교를 종교로 믿는 아시안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가 아주 적은 숫자라고 하는 겁니다. 대개가 1세대~1.5세대 이민자들로 그들의 절에서 자기 나라 스님을 모셔 와서 자기 나라 언어로 자기 나라에서 하던 식으로 불교를 종교로 지켜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근래 이민사회의 불교는 절대로 미국에서 활성화될 수 없습니다. 미국 내 한국 절들도 거의 다 이 부류에 속합니다. 그래서 이민 불교는 오늘 주제에서 중심이 될 수 없습니다. 

●응용불교 
대신, 미국에서는 응용불교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한번 불교 서적을 영어로 인터넷 검색하시면 당장 이해가 될 겁니다. 다시 말해서, 불법(佛法)과 명상을 응용해서 의학, 과학, 민간요법, 간편한 생활방식, 다이어트, 패션, 디자인, 경제 등등 정말 여러 방면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미국 국민의 생활에 불교가 녹아 들어가고 있음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불교 신자가 아닌데 불법(佛法) 공부를 하고, 명상하고, 불법(佛法)을 생활에 적용하는 거지요. 불교가 종교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자신의 종교와 부딪힘 없이 받아들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응용불교의 예-교육 
응용불교는 교육 방면에서 정말 넓게 쓰이고 있습니다. 처음에 마음챙김 명상은 미국에서 가난, 범죄, 마약, 갱단 등등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악순환을 대물림 하는 도시의 공립 초 . 중 . 고등학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학생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보고 미국의 전국 학교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전국 많은 지역에서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마음챙김 명상과 요가를 가르칩니다. 물론 종교적 요소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미국은 헌법으로 종교와 정부가 분명히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습니다. 공립학교에서는 기독교나 어느 종교도 가르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만약 명상이나 요가에 종교적 요소가 들어간다면 공립학교에서 명상과 요가를 가르칠 수 없습니다. 
지난 2016년 11월 8일 CNN에서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에 대해서 방송을 했습니다. 미국에서 범죄와 가난으로 아주 힘들어하는 볼티모어시의 초등학교에서 매일 수업 시작하기 전과 수업 후에 15분간 모든 학생이 마음챙김 명상을 합니다. 그리고 문제 학생은 벌을 주는 대신에 마음챙김 명상을 시킵니다. 문제 학생들이 정학을 당해 거리를 헤매기보다 학교에 있는 명상실에서 명상을 배웁니다. 명상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긴장을 완화 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교육적 도움으로 인해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이 보도되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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