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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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생들에게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11.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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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나는 수필
김희정(시인)

신종플루 때문에, 세월호 때문에, 메르스 때문에, 수학여행도 못 갔다고 억울하다더니 탓을 하다하다 특별히 길었던 추석연휴까지 탓하며 기구한 99년생, 수난의 99년생, 저주받은 99년생이라는 소문이 공감을 얻는 분위기더라. 물론 수능연기라는 믿기지 않는 현실 앞에 무너진 너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어. 하지만 얘들아, 이 모든 일들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너희들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거야. 적어도 너희들은 재난과 고난으로부터 안전했고, 지금 다시 일주일의 보너스를 받았잖니? 보너스는 아무나 받나^ ^ 너희들처럼 특별한 고3은 다시없을 거야.
특히 포항의 99년생들아, 너희들이 기구하다느니 재수가 없다느니 하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해. 내 경험으로는 넘어야할 산 앞에서 몸과 마음은 더더욱 강해졌던 것 같아. 지금쯤 너희 몸의 세포들도 앞에 놓인 장애를 뛰어넘으려고 극복모드로 바뀌었을 거야. 오히려 맥이 풀려버린 다른 지역의 친구들보다 너희들이 훨씬 더 유리할 거라는 말로 응원할 게. 파이팅! 
어제 뉴스를 보니 하루에 10만원씩 하는 일주일 수능대비 학원이 대박이 났다더구나. 이런 현상은 불안이라는 마라의 유혹 때문이라는 게 내 생각이야. 불안과 걱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라는 늘 평화로운 시간에 찾아오거든.
“어때 불안하지 않니?”
“실수하면 어떻게 해?”
“잘 볼 수 있을까?”
이런 저런 마라의 소리가 너희들 마음의 평화를 깨뜨리려고 할 거야. 하지만 너희들 이거 아니? 너희들이 걱정하는 일은 걱정만 하지 않는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 대부분이라는 거. 오히려 정말 일어날 일은 우리의 생각 밖에서 다가오고 있지. 수능 전날의 지진처럼 말이야. 그러니 늘 불보살님을 염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갖는 게 필요해. 평소에 수행을 통해서 불보살님과 파장를 맞추고 있다면 모든 상황은 우리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어 줄 거야.
99년생 친구들아, 너희들이 대체로 달가워하지 않는 일주일은 포항 친구들에겐 절대적인 시간이고, 수능 전날 몸이 아파 응급실에 실려 갔던 친구들에게는 기적이고,‘조금만 더 마무리를 했으면…’하고 아쉬워했던 친구들에게는 소중한 보너스였을 거야. 부디 특별하게 받아들였으면 해.
자, 이제 다시 수능이 며칠 안 남았네. 부디 평정심을 잃지 말고 시험 잘 봐!
  99년생을 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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