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건 70주년 맞아 불교계 역할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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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사건 70주년 맞아 불교계 역할 모색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12.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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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20여명이 제주4.3의 흔적인 관음사 아미봉 유적지를 찾아 희생당한 원혼들을 축원했다.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20여명 도내 4.3순례
불교 피해현장 순례하며 희생당한 영가 축원

 

“제주 최초의 선원으로 현재도 그 명맥을 잇고 있는 월정사는 지난 1948년 4·3의 광풍이 빗겨가지 않았습니다. 그해 12월 토벌대에 의해 건물 5동이 불타고 월정사를 지키고 있던 김석윤 스님의 아들 덕수 스님이 토벌대에 끌려가 박성내 집단학살 현장에서 죽음의 비운을 맞습니다.”
한금순 제주불교연구원의 말에‘4.3항쟁과 불교의 자취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지난 11월 29일 제주를 찾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실천위원 스님과 위원 등 20여 명은 4.3이 불교계에 남긴 상처를 곱씹었다. 
이번 행사는 내년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화해와 치유, 제대로 된 정의를 내리지 못한 이 사건을 다시금 살펴보고 불교계의 역할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이어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실천위원 스님과 위원들은 덕수 스님의 비가 모셔졌던 그곳에서 아미타불 정근과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이어 4.3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의 최대 격전지인 관음사로 향했다. 관음사는 토벌군에게 밀린 무장대들의 마지막 보루였고, 그만큼 치열한 전투가 지속됐다. 관음사 경내를 비롯해 아미봉에는 곳곳에 돌로 쌓은 참호가 산재했다. 깊은 산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그 숫자가 꽤 많았다. 무장대들이 쌓아 올린 흔적이다. 직접 현장을 바라본 사회노동위 실천위원 우담스님을 비롯해 참가 스님과 위원들은 그동안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송구스러움으로 가득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아픔을 온 국민이 함께 나눠 분담해야 된다는데 마음을 공유했다.
이밖에도 사회노동위 순례단은 마을주민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총살당한 이성봉 스님의 흔적이 있는 금붕사 등 피해가 있던 곳을 살펴보며 희생당한 영가를 축원했다.
이어 제주 메이더호텔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제주불교사연구회, 제주불교청년회 등과 4.3사건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순례를 추진했던 박진우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사무처장은 “4.3항쟁 당시 불교의 역할과 수난의 역사를 이해하고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노력에 함께하고자 역사의 현장 순례를 나서게 됐다”면서“내년 4.3 70주년을 맞아 제주불교계와 연대해 전국적으로 불교계의 참여 방안을 모색하고 한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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