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자가 줄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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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자가 줄어 걱정이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12.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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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의 아침
김정택(논설위원/ 의사)

 덕흥사 주지 상허 스님이 요즘 희색이 만만하시다. 출가자 감소가 심각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수계의식을 치룬 제자를 금년에 열 분이나 두셨기 때문이었다. 
조계종이 지난 11월 출가자 모집공고를 냈다.‘내 생에 가장 빛나는 선택, 출가’라는 장엄한 광고문에 세진  스님(남)과 우담 스님(여)이 출연한 출가홍보 포스터이다. 말하자면 구인광고인데 신선하기도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와 관련하여 보도된 내용을 보면 조계종 교육부장 진광 스님은“출가자가 감소하는 현실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종단이 고육지책으로 출가자 모집 공고를 내게 됐다”고 한다.
조계종 종단에서는 현재 소속 승려가 1만2천여 명이지만 20년 후 전체 승려 수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가 30년 이상 승려가 4천 여 명에 달하는데, 대부분 40~50대이어서 20년 뒤 이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현재 출가자 수로는 그 빈자리를 메울 수가 없다.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신규 출가자 수는 226명, 2015년 205명, 2016년 157명(남 104명, 여 53명)으로 감소 추세이다. 출가자의 성비에 있어서도 여 행자가 줄어 남 행자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12~2016년 수계한 전체 출가자 1037명 가운데 40대 출가자가 43%를 차지했다. 반면 30대 출가자는 남 행자가 28%, 여 행자가 34%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출가자의 고령화는 향후 종단의 고령화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종단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적은 수라도 정금미옥(精金美玉)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교화 현황이 녹록치 않다. 사찰이 늘어난 수효만큼, 교화가 잘되지 않고 있다. 시대의 흐름인지 출가 지원자는 날로 줄어들고, 퇴임자는 늘고 있다. 노령인구가 늘어나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바로 반영되는 곳이 사찰이다. 사찰들마다 나이 많은 신도들이 주를 이룬다. 젊은 교도를 만나기가 어렵고, 어린이, 학생, 대학생, 청년 교화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자녀 출산이 적어진데다 생활도 향상이 되고 생각이 자유로워져서 성직자로 구속된 삶을 살겠다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 스스로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자 하는 가치관을 갖기가 참으로 어렵고, 젊은 출가자들이 참으로 귀한 때이다. 이러한 현상은‘탈종교’‘저출산 고령화’의 사회적 분위기가 감안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도제식(徒弟式) 교육이나 여성출가자에 대한 차별적 요소가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출가자 후진들에게 과거 수행시절의 인고(忍苦)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는 어렵다. 출가자가 행복해야 지원자가 나오고, 신도가 행복해지며, 이웃이 절을 찾는다. 
물론 출가자 개개인은 무아봉공의 출가 정신을 늘 새롭게 해야 하며. 종단의 예우를 계교하지 말고 자신이 종단 발전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성찰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종단과 출가자 개개인이 서로 이러한 자세를 갖는다면 교화 발전은 그 가운데 있다는 생각이다. 
어느새 정유년(2017)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세계와 나라의 안녕과 평화가 위협받는 혼돈의 시대이다. 요사이 세간은 그야말로 불타는 집(火宅)과 같아 그 속에서 국민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 지금 국민들이 얼마나 지쳐 있는가. 종교의 따뜻한 품으로 세상 풍파에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야 한다. 이러한 때에 불교가 국민들의 희망이 되고 귀의처가 되고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불자의 기본자세는‘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이다.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보살의 수행이다. 지혜와 자비, 이타(利他)라고도 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늘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무술년(2018) 새 해가 기다리고 있다. 중생을 건지고자 음력 10월 보름부터 정월 보름까지 승려들이 동안거(冬安居)를 통하여 수행에 힘쓰고 있다. 치열한 용맹정진을 통해 한 소식을 듣고자 하는 수행납자들의 열의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중생제도’라는 대의를 위한 것이다. 
조계종 교육원은 2018년 상반기 출가자 모집공고를 내고 내년 1월 1일~2월 28일까지를 출가기간이라고 공고했다. 새롭게 출가의 결단을 내린 수행자들이 많이 나타나고 부처님의 가호와 은혜가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무술년 새 봄은 교화를 새롭게 시작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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