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법문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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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법문 (24)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12.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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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제② :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가운데 첫 번째는‘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dukkha ariya-sacca) 고성제苦聖諦’이다. 불교는 무위법無爲法인 열반을 제외한 모든 것, 즉 유위법有爲法을 괴로움이라고 본다. 이것은 부처님의 직관이 담긴 선언이다. 
초기불전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모든 형성된 것, 즉 유위법이 괴로움임을 선언한다. <첫째> 세상에는 네 가지 괴로움四苦과 여덟 가지 괴로움八苦가 있기 때문이요, <둘째>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괴로움의 세 가지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초전법륜 경」(S56:11)에 기록된 사고四苦 팔고八苦는 이와 같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이다. 태어남도 괴로움이다. 늙음도 괴로움이다. 병도 괴로움이다. 죽음도 괴로움이다. … 싫어하는 대상들과 만나는 것도 괴로움이다. 좋아하는 대상들과 헤어지는 것도 괴로움이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괴로움이다. 요컨대 취착의 대상이 되는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 자체가 괴로움이다.”
이 경에서 보듯 4고는 생·노·병·사의 넷이고, 여기에 애별리고哀別離苦, 원증회고怨憎會苦, 구부득고求不得苦, 오취온고五取蘊苦의 넷을 더한 것이 8고이다. 이와 같은 정형구는 초기경전에서 거듭 반복되고 있는데, 앞의 생로병사의 괴로움이 인간의 실존적인 괴로움[苦苦]이라면, 뒤의 세 가지 괴로움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겪는 심리적, 정신적 괴로움[壞苦]을 말한다.

「괴로움 경」(S38:14)에서는 괴로움의 세 가지 성질을 말하며 존재가 괴로움임을 강조하고 있다.
“도반 사리뿟따여,‘괴로움, 괴로움’이라고들 합니다. 도반이여, 도대체 어떤 것이 괴로움입니까?”
“도반이여, 세 가지 괴로움의 성질[苦性]이 있습니다. 그것은 고통스런 괴로움의 성질[苦苦性], 형성된 괴로움의 성질[行苦性], 변화에 기인한 괴로움의 성질[壞苦性]입니다.”
이 경에서 보듯 중생의 삶 자체가 고통스럽기 때문에 고통스런 괴로움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요, 아무리 큰 행복일지라도 끝내 변하기 때문에 변화에 기인한 괴로움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요, 오온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나’라 하거나‘내 것’으로 취착하기 때문에 형성된 괴로움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이 세 가지를 『청정도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① 육체적, 정신적 괴로운 느낌은 고유성질로서 괴롭기 때문에 고통에 기인한 괴로움[苦苦]이라 하고, ② 즐거운 느낌은 그것이 변할 때 괴로운 느낌이 일어날 원인이 되기 때문에 변화에 기인한 괴로움[壞苦]이고, ③ 평온한 느낌과 나머지 삼계에 속하는 형성된 것들은 일어나고 사라짐에 압박되기 때문에 형성됨에 기인한 괴로움[行苦]이라 한다.
이와 같이 열반을 제외한 모든 유위법들은 그 성질상 모두 괴로움일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불교의 염세주의적 태도를 꼬집는 논사들도 있으나, 불교가 괴로움을 강조하는 것은 만인 공유의 생사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다. 
말하자면 의사가 환자에게 당신은 지금 병에 걸려있다고 말해주는 단계와 같은 것이다.
존재 자체가 괴로움임에 사무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해탈·열반의 궁극적 행복을 실현할 수 없다. 괴로움이라는 맨땅에 넘어진 사람은 이 괴로움이라는 맨땅을 딛고서만 다시 일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성제의 첫 번째 진리인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취온고이다. 존재로서의 사람을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무더기에 대한 집착五取蘊이 괴로움이란 이유는 두 가지. 
오온 자체가 조건에 의해 생멸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그 하나, 
그 오온에 대한 집착의 괴로움이 그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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