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덕스님의 마음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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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덕스님의 마음법문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1.0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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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 중도 사상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 고고하게 피어나는 꽃이다. 다른 꽃들과는 달리 수중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지만 그 우아함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항상 밝은 본성을 간직한다 하여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 말한다. 무명 속에서 깨달음을 성취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법당에 모신 부처님께서는 연화좌대에 앉아 계신다. 
그리고 연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봉우리가 올라오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하지만 어떤 꽃은 피기도 전에 그 아름다움을 발해보지도 못하고 꽃잎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는 수행 중의 모습과도 같다. 수행자가 어떠한 마장과 장애 속에서도 꿋꿋이 일어나 정진과 선정 속에서 해탈의 꽃을 포기하지 않는다. 결국 피나는 노력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과도 같다. 그런데 중간에 시들어버리는 꽃들은 공부의 장애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밑으로 떨어진다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중생계는 돈과 권력, 명예가 최고의 자리이다. 이 세상의 전부를 얻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깨달음의 세계에서는 그 모든 물질적인 일들이 마음공부를 멀어지게 만드는 큰 장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신계인 깨달음의 세계에서는 ‘방하착(放下着)’, 다시 말해 비우고 배려하는 마음을 말한다. 모든 물질의 굴레와 자신의 어리석은 집착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는 길이 중생으로부터 벗어나 부처가 되는 길이며 해탈을 향한 길이다. 
출가인은 “생사해탈”을 향해 부처님의 법에 의지해 철저한 청정한 행과 공부로써 일대사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범부들은 지금 이 순간만을 느낀다. 자신의 몸이 마지막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들은 하루하루 보이지 않는 죽음의 길로 한 발 한 발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중생이 어리석음을 벗어나면 부처요. 벗어나지 못하면 범부이다. 한 마음, 한 생각을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삶의 차원이 바뀌어간다. 몸은 비록 중생계에 머물러 있지만 물들지 않는 청정한 생활을 하며, 한 마음을 자비의 보현 행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실천한다면 이 세상은 극락정토이며, 부처들이 사는 세상이 될 것이다.
물속에서 물들지 않고 피어오르는 연꽃이 우아하고 고고한 자태를 지닌 것처럼 수행과 마음공부는 오염 속에도 물들지 않는 청정한 행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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