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행자의 편지-수행의 자량(資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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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수행의 자량(資糧)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1.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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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 스님(무주선원 주지)

공부를 다 마치려면 깊은 삼매(三昧)에 들어야 하는데 삼매는 아직 멀었지만 그러나 밖에서 수행의 자량(資糧)은 익히고 들어왔다 생각합니다. 수행의 자량은 첫 번째가 무상(無常)인데 무상을 깨쳐야 밀물과 썰물 같은 권력과 재물에 헐떡거리지 않는 것입니다. 무상을 말로는 쉽게 이야기하여도 출가사문도 대부분 크고 작은 권력과 재물에 마음 빼앗기고 사는 것이 현실 아닙니까?
현장에서 밀물과 썰물을 당해보아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가 인과(因果)입니다. 선업(善業)에는 선과(善果)가 있고 악업(惡業)에는 악과(惡果)가 있다는 것은 다 알지만 중생들의 습성이 악업을 짓는 것은 좋아하면서 바라는 것은 많은 것이 사실이고 한 업종에 2십여 년을 종사하면서 주변사람들 부침(浮沈) 속에서 인과를 눈으로 많이 확인하였습니다.
세 번째가 가난인데 예전 어른스님께서 수행자는 가난을 배우라고 하시였는데 우리 세대가 마지막으로 보릿고개를 경험한 세대이지만 더욱 척박한 환경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무소유를 실참(實參)한 가난 속에서 몸에 배였다 생각합니다.  
무주선원에서 빈 마음으로 보내는 하루일과가 출가사문으로서 당연한 것 같지만 홀로 새벽에 자리 털고 일어나 손수 마지지어 올리며 기도 정진하고 땡볕에서도 검질 매는 일이 그리 녹록하지 않은 일과지만 쉼 없이 보내는 제 자신이 고맙습니다.   
농사의 성패는 퇴비의 질에서 결정짓듯이 수행의 자량은 낮은 곳에 있고 고난 속에 성숙되는 것입니다. 물질적 풍요는 정신적 빈곤을 가져오고 육체적 고통은 정신적 성숙을 가져옵니다. 한 생을 거의 야전에서 멧돼지처럼 살아도 건강한 몸을 낳아주신 부모님과 마니보주(摩尼寶珠)와 같은 “나무아미타불”을 일러주신 스승님의 은혜에 감동 할 뿐입니다.  
은혜(恩惠)! 사바세계에 가득 찬 은혜
한 생각 돌리면 사바세계는 은혜로 가득 찬 세계입니다. 
다만 중생이 무지하여서 불평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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