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법문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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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법문 (30)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1.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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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① : 연기란 12연기를 뜻한다

연기(緣起)라는 술어의 어원은 빠띳짜사뭅빠다(paticca-samuppāda)이다.  여기서「빠띳짜」는 ‘무엇을 의지하여’라는 뜻이고,「사뭅빠다」는 ‘함께 위로 간다’는 문자적인 의미로 일어남, 발생, 근원을 뜻한다.
중국에서는 연기로 한역하고 있고, 영어로는 dependent originnation으로 영역하고 있다. 우리말로는 ‘조건발생’으로 직역한다. 
조건 지어져서 일어나는 것은 모두 연기인가? 예를 들면 아버지와 어머니를 조건으로 하여 아들이 생기는데 이러한 상호관계도 연기라고 부를 수 있는가? 초기불전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 초기불전에서는 2지 연기부터 12연기까지로 정리되는 다양한 연기가 나타나는데 이들은 모두 괴로움의 발생 얼개(anuloma, 流轉門)와 소멸 얼개(patiloma, 還滅門)를 드러낸다. 
이와 같이 괴로움의 발생 얼개와 소멸 얼개를 드러내는 가르침을 연기라 부르고 그 밖에 제법의 상호관계나 상호의존은 연기라고 하지 않고 연(緣, paccaya)이라고 하며 특히 아비담마에서는 상호의존(patthāna)이라고 부른다.
연기의 가르침은 대부분 12연기로 정형화되어 나타나는데 「연기 경」(S12:1)에서 12연기는 예외 없이 다음과 같이 정형화되어 나타난다.

 “무명을 조건으로 의도적 행위들[行]이, 의도적 행위들을 조건으로 알음알이[識]가,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물질[名色]이, 정신·물질을 조건으로 여섯 감각장소[六入]가, 여섯 감각장소를 조건으로 감각접촉[觸]이,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受]이,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愛]가, 갈애를 조건으로 취착[取]이,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有]가,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生]이,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老死]과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憂悲苦惱]가 발생한다.”  이 얼개가 연기의 유전문이다.

 “무명이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하기 때문에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하고, …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죽음과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 이 얼개가 연기의 환멸문이다. 

즉 무명(無明)⇒행(行)부터 생(生)⇒노사(老死)까지의 12가지 구성요소나 이것이 더 축약되어 나타나는 11지 연기, 10지 연기, 9지 … 2지 연기만을 연기라고 부르고 있다.
이처럼 연기는 무명부터 노사까지의 12연기로 대표되는 괴로움의 발생 얼개와 소멸 얼개를 설하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괴로움[苦]과 괴로움의 일어남[集]과 괴로움의 소멸[滅]과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道]으로 정리되는 불교의 진리인 사성제와 그대로 일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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