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시 한 편 "구엄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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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 시 한 편 "구엄포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1.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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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진 <혜향문학회 회원>

"구엄포구"

                                                         곽은진
                                                         <혜향문학회 회원>

 


작고 아담한 어촌 마을에 어둠이 내린다.
작은 배들이 조업을 마치고 줄지어 서 있다.
낚시꾼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세월을 낚고
간간이 낚아올린 물고기가 은빛으로 파닥거린다.

구엄포구에는 땅에 갇힌 물고기 한 마리가 있다.
업장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우리네 삶 같다.
본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물고기의 눈물이
소금 빌레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조업을 나간 가족을 기다리며 켰던
도대불도 구엄포구를 지키고 있다.
그리움에 속이 검게 타버린 돌무더기
구엄포구에는 그리움의 바람이 가득하다.
녹록지 않은 우리의 삶이지만
물살같은 주름살이 깊은 어부의 마음에

달빛이라도 만선였으면 좋겠다.

구엄포구 길을 걷다보면 괜시리 마음이 시리다.


구엄포구 길을 걷다보면 괜시리 마음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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