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 목소리로 제주 풍경을 노래합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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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어린이 목소리로 제주 풍경을 노래합니다(5)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2.1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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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음소리 / 풍경소리

생명이란 무엇일까요?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하는 모든 생물이 갖는 공통된 특징일까요? 멈춰 있는 나무와 돌들은 생명이 없는 것일까요? 이 생명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모든 생명의 원천은 흙일까요? 물일까요? 조물주가 만들어 낸 것일까요? 생명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함이 없을까요? 생명을 갖고 있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단순히 먹고 자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더욱 더 진화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생명은 시작도 끝도 없이 계속 돌고 있습니다. 마치 우주처럼 말입니다. 그럼 생명이 있는 모든 생물은 우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들에 핀 들꽃도 우주이고 사과도 씨앗부터 사과가 되기까지 사과의 우주가 있습니다. 
 
 지난 12월 16일 원도심 동시단은 W스테에지를 찾았습니다. W스테이지는 약 100전 오현고등학교 건물이었는데 지금은 문화 예술 전시 공간으로 바뀌어 여러 전시와 문화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이날 W스테이지에서는 시민 탐방 모임 ‘마실감져’ 사진 전시가 있었습니다. 제주마을 35곳을 돌아다니며 마을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모습들을 사진 찍고 기록한 작품 전시입니다. 마을의 물, 나무, 돌, 사람 모든 생명들이 저마다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과 삶의 거친 부분을 넘어서고 앞으로 전진하는 생명의 큰 힘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생생한 삶의 헌장과 오후 햇살에 펼쳐진 마을 풍경과 마을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못, 내천, 바다 사진 등등 많은 전시 작품을 보았습니다.

 상혁이는 3학년입니다. 토요일에 엄마가 일을 다녀서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이날은 집에 있지 않고 원도심 동시단 활동에 참가하게 되어 정말 좋아했습니다. 삼촌 차를 타고 활동 시간 보다 30분 먼저 W스테이지 주변에서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W스테이지는 오현단 바로 옆에 있습니다. 바로 옆에 산지천이 보이고 동문 시장이 가까이 있습니다. 상혁이는 풍수지리로 볼 때 이곳은 명당이라 했습니다.  도저히 3학년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의 지식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시된 사진들을 볼 때도 끊임없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자기가 보았던 바다 색깔과 다른데 왜 일까를 생각하고 사진 속 나무는 몇 년을 살았기에 옹이가 저리 많을까요? 나무의 주름은 둥글다 했습니다. 할머니 사진을 보며 할머니는 그날 무슨 일을 하고 있다가 사진에 찍혔는지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하며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상혁이는 이미 시인이었습니다. 생명이 있는 여러 소재들을 보고 상혁이는 세월이란 단어를 먼저 떠올렸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세월을 갖게 된다고요. 역시 도무지 3학년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 생각이 깊지요? 상혁이는 세월이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 커지는 일로 보았습니다. 마치 우주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커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말솜씨와 사유가 뛰어난 상혁이의 동시를 감상해 보겠습니다. 
 


사람들의 세월

                             남상혁
모든 건 늙는다
나무도 늙고 집도 늙는다
그리고 또 돌도 늙는다

늙는다는 건
주름도 많아지지만
배려심도 생긴다

늙는다는 건
사랑을 나누는 것 그리고
삶이 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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