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전통한지등 정말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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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전통한지등 정말 예뻐요!”
  • 김은희 기자
  • 승인 2018.03.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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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지난 3월 8~10일 3일 동안 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 지하 사무실에서 전통한지등 강습회를 마련했다. 20여명의 제주불자들이3일 동안 골조, 배접, 채색과정을 통해 배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3월 8일부터 3일간...전통등강습 호응 높아
백창호 전문가 초청, 골조.배접.채색 배워

“올해 부처님오신날에는 어떤 등을 들고 제등행렬에 나갈까.” 
올해 부처님오신날 장엄등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요즈음 도내 사찰마다 고민 아닌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왜냐하면 불자들의 안목은 높아지고 매년 색다른 다양한 장엄등이 선보이면서 그에 대한 기대에 어느 정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주지 스님들의 생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하게도 이 고민을 덜어줄 만한 유익한 강습이 열려 그곳으로 신심있는 불자들이 많이 몰려왔다. 
“전통한지등은 구경만 했지 직접 만들어보지는 못했어요. 올해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제등행렬에 나가 보렵니다.”
야부진 포부를 가진 불자들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 지하 회의실에서 열린 제주전통등 강습회에 참석해 전통한지등 만들기에 땀을 흘렸다. 20여 년간 전통등만들기를 해온 백창호 씨를 강사로 초빙해 진행된 이번 강습회에서는 관음사 연수국장 명현 스님을 비롯해 재가불자 20여명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전통등 강습을 지도하고 있는 백창호 강사가 골조 만드는 법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첫날 강습에서는 불자들의 바람인 골조 만들기에 힘을 쏟았다. 골조는 먼저 어떤 등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 모양부터 정한 다음 알맞은 굵기의 철사를 골라 두 가닥으로 나란히 붙이고 밑그림을 그린 본에다 대고 모양대로 구부리면 된다. 다음은 평면에서 입체감을 줄 수 있는 기둥이 될 부분으로 같은 크기의 철사를 잘라주고 모서리가 닿는 부분마다 실로 동여매주어 움직이지 않게 풀칠을 해놓으면 된다. 이러한 과정을 익힌 불자들은 다들 처음해보는 것이라 힘이 든 표정이었지만 조금씩 모양이 잡혀가는 것을 보면서 입가에는 웃음이 번졌다. 
완성된 골조를 가지고 둘째날에는 배접작업에 들어갔다. 이 배접과정에도 노하우가 있어서 한 장 한 장 입체재단 하듯이 오려준 다음 시접을 내고 풀칠을 한 후에 잘 붙여줘야 한다. 하지만 재단하는 것도 한눈팔다보면 크기가 달라져버려 애를 먹기도 하니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또 종이 재질에 따라 어떤 것은 거친 면이 앞으로 나오고 또 어떤 종이는 부드러운 면이 앞으로 나올 수도 있으니 잘 따져보고 풀칠에 임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일. 깨끗한 한지로 배접된 등은 이제 색깔을 입히는 마지막 과정만 남겨뒀다. 

등강습회에 참석한 불자들이 직접 골조를 만들면서 전통등 매력에 빠져들었다.


3일째 들어선 10일에는 마지막으로 채색과정을 배우게 됐다. 이것도 미리 그리고 싶은 문양을 준비해 그것을 베끼거나 따라 그리면 좀더 쉽게 할 수 있으며, 꼭 어떤 것을 베끼기보다는 사람에 따라 각자 개성에 맞게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물고기가 살아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목어의 비늘을 두 가지 색깔로 입체감 있게 썼다”는 한 참석자는 “오늘 아가미 부분에 채색을 할 때는 바림이라는 방식으로 번지듯이 그려낼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또 “채색과정이 생각보다 까다롭고 조금 어려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한지가 주는 따스함이 채색으로 더욱 빛을 발하기에 정말 좋다”고 참석한 불자들은 입을 모았다. 
3일 동안 3시간씩 진행된 이번 등강습에는 날마다 20명이 넘는 불자들이 찾아와 직접 전통등 만드는데 힘을 쏟았다. 그 결과로 개인 전통등과 함께 공동 작업으로 3층탑과 법륜을 만드는 과정도 진행돼 등강습의 효과를 더욱 높였다. 
한편 이번에 등강습에 참여한 불자들이 다시 자신들의 소속된 사찰에 가서 장엄물을 만들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등강습을 시작으로 도내 사찰에서는 본격적인 부처님오신날 장엄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불자와 제주도민이 함께하는 연등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있는 이번 부처님오신날에는 다양한 전통한지등과 장엄물들이 선보여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전통한지등 매력에 푹 빠지다!

 

명현 스님 <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연수국장>

“빈자일등의 의미 담아 만들어”

“원하는 모양으로 직접 재단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납니다.”
전통등 강습회에서 목어등을 직접 만든 명현 스님은 이번에 배운 골조 만드는 법이 정말 유용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불교에서 등불을 밝히는다는 것은 빈자일등의 마음이 깃든 것으로 신심이 모아지는 중요한 불교문화 가운데 하나”라며 “직접 만든 전통한지등을 가지고 등행렬에 참가한다면 그 의미가 더욱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또 “등 만드는 작업이 집중의 힘이 대단하다”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등을 만든다면 힐링효과도 클 것 같다”고 한지등 만드는 장점을 이야기했다. 
 

 

정순영 회장과 문형무 수석부회장 <서귀포정토거사림>

“색다른 행렬등 직접 만들고파”

“제등행렬에서 올해는 좀 색다른 등을 만들어 나가고 싶었습니다.”
 전통등을 만들기 위해 서귀포에서 온 정순영 정토거사림회장과 문형무 수석부회장은 이번 강습회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온 이유를 이같이 이야기했다. 
정 회장과 문 부회장은 또 “이 전통등 만드는 것을 직접 익혀서 다른 회원들에게도 알리고 이것으로 좀더 아름다운 등을 만들고 싶다”며 “생각보다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고 창의적인 부분도 있어 장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현의 씨<천진암 신도>

“법륜 골조 드디어 완성돼 기뻐”

“이번에 법륜을 시도했는데 드디어 그 골조를 완성했습니다.”
작년에 돌하르방등을 채색하면서 많은 애를 쓴 고현의 씨가 올해는 새롭게 골조작업에 참여하면서 법륜 골조를 완성했다. 
고 씨는 “처음에는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해서 생각보다 일이 잘 진행됐다”며 “등작업은 함께하는 작업이라 서로 호흡을 맞춰가면서 해야  완성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고 씨는 “올해도 등강습회에 많은 불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으로 봐서 제주에서 전통한지등의 바람이 불 것 같다”며 “아름다운 등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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