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視佛 豚視豚 (불시불 돈시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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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視佛 豚視豚 (불시불 돈시돈)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3.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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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부주
보문 이도현(본지 객원기자)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는 그의 왕사(王師)격인 무학대사와 아주 절친한 사이였다. 어느 날 태조는 무학대사에게 탁 터놓고 농담이나 하자며 “스님 입은 꼭 돼지 주둥이와 같소” 라는 말에 대사는 “왕의 입은 꼭 부처님의 입과 같습니다” 라고 응답하게 된다. 이에 태조가 그게 무슨 농담이냐고 나무라자 대사는 “부처님 눈에는 모든 것이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에는 모든 것이 돼지로 보이지요”라고 응수하여 태조에게 한방 먹인 설화가 전해진다.
원래 문장은 豕眼見唯豕 佛眼見唯佛(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인데 줄여서 이를 佛視佛 豚視豚 이라 하게 된 것이다. 최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경찰 간의 주고받는 말질이 가관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은 10%대에 정체되어 있고 인재영입은 물 건너 가버린 야당의 답답하고 꽉 막힌 처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모 지역 야당출신 시장의 비서실장과 친동생, 친형이 연루된 비리와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찰을 향해 ‘광견병에 걸린 미친개, 정권의 똥개, 떼거지’ 등등의 저속한 단어를 골라 써가며 경찰을 비난 하는 야당의 꼴사나운 모습은 유치찬란한 자기과시의 정점일 뿐이다. 아무리 경찰이 밉기로서니 14만 경찰과 그 가족들, 전직경찰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표현을 서슴없이 쓰는 제1 야당 대변인의 구리고 지린 입을 눈 뜨고 보며 듣기에는 너무 민망한 뻘짓이다.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한다. 일체는 오직 마음이 지어낸 바의 것으로 본다는 말이다. 세상만사 모두가 내 마음이 그려놓은 실체가 없는 허구의 그림일 뿐이라는 뜻이다. 내가 경험하는 이 세계는 마음의 나타남으로, 미운 놈도 내 마음이 나타남이고  사랑하는 사람도 내 마음이 나타남이다. 미운 놈은 내가 생각하듯이 진짜 미운 놈이 아니다. 내 마음이 미운 놈의 형상을 하고 나타나는 것은 내가 과거에 그럴 형상이 나타날만한 종자를 내 마음에 심었고, 그 종자가 지금 때가 되어 미운 놈의 형상으로 나타난 것, 즉. 상대가 미운 놈이 아니라 상대를 통해 내가 미운 놈임을 드러낸 것이 일체유심조에 담긴 뜻이다. 보이는 것, 존재하는 모든 것은 마음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불교의 일체유심조의 사상을 지금 제1야당과 경찰 간의 다툼을 비유하여 쉽게 설명해보자.
야당이 지금 자당출신의 시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행위를 보고 광견병에 걸린 미친개니  정권의 똥개니 하고 비난하는 것은 과거에 야당이 그런 말의 씨앗을 내부에 심어 놓았고, 그 씨앗이 이제 때가 되어 열매를 맺은 것으로 야당 스스로가 경찰을 통해 광견병에 걸린 미친개, 정권의 똥개, 떼거지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을 통해 불교의 사상이 홍보되고 있는 현실이 웃슬프기는 하나 정치권에서 치안과 사회질서 유지의 일선에서 고생하는 성실한 경찰들을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삼가야 할 일이다. 군에서 흔히 “유능한 적의 장군이 두려운 게 아니라 무능한 아군의 장수가 무섭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야권에서 곱새겨 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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