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의 아침 - 손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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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의 아침 - 손타쿠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3.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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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호 성

웬 제목이냐? 하고 생소하게 느낄 것이다. 손타쿠는 일본말이다. 일본말 표기는 そんたく 이다. 어학사전을 찾아보니 촌탁[忖度]이라 했다. 그 뜻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미루어 헤아린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해석한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이 보다 좋은 말이 어디 있겠느냐 싶을 정도다. 그러나 그 좋은 말속에 정치계와 관료사회에 부패의 음흉한 공작이 숨어 있는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전 총리는 최근 BS후지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사학 스캔들이 처음 터졌을 때 아베 총리가 ‘아내가 관여했다고 밝혀지면 총리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한 게 모든 사태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인사권을 틀어쥔 아베총리가 “나는 무관하다”고 하자, 고위공무원들이나 정치인 측근들이 “무관하게 만들란 소리”라고 해석해서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부패의 고리는 모리토모에서 운영하는 츠카모토 유치원 국유지 불하에서 시작하였다. 극우 사학재단인 모리 토모에 국유지 2650평을 실제 감정가 9억 5600만엔을, 1억 3400만 엔에 헐값에 매각했다는 것이다. 더 가관인 것은 국유지 매입자금을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에 전액 국비로 지능적으로 교묘하게 지원한 것이다. 이는 우경화의 대표적인 학원과 아베 정권의 장기우경화 집권전략이 유착된 것이다.  
그야말로 제왕적 총리 밑에 실세부총리 겸 재무장관인 아소다라나, 이나타 도모미 방위상등 총리측근들이 일을 저질러 놓았다. 사단이 나자 재무성에서 문서를 조작하여 재무성 국유 재산 관리부서 직원 자살소동이 일어났다. 자살한 직원이 남긴 메모에서 재무성의 지시로 문서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들통 났다. 헐값 매각이나 일이 터진 후 문서조작 등 모든 과정이 관료들의 ‘손타쿠’가 작용한 것이다. 
제왕적 사회에서 손타쿠의 속성은 상사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것이기  때문에 권력이 원하는 대로 움직인 것이다. ‘아니 되옵니다’하고 브레이크를 걸었다가는 다음 인사 때 좌천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알아서 기는 ‘손타쿠’ 풍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아베는 살아있는 권력이라 “난 사학스캔들과 무관하다”고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변명이 먹히고 있지만 일파만파로 아베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부패의 원인이 되는 ‘손타쿠’에 기대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가 아니면 제왕적 제도의 잘못인가! 제왕적 정치권력을 거머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어느 나라, 어느 사람을 막론하고 왜 한결같을까! 중생으로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제왕적 사회에서 정계나 관료사회는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라 인간의 본능을 근절하기란 한계가 있는 것인가.
부처님의 말씀하신 탐‧진‧치를 내려놓지 못하면 대통령이 아무리 똑똑해도 소용없다. 손타쿠에 익숙한 아랫것들이 도둑놈들만 있으니 나라꼴이 이 모양인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역대 대통령을 보라! 박근혜, 이명박은 구속됐고, 노무현은 자살했고, 자신이든 가족이든 어느 대통령 성한 사람이 있는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백성이 깨어나야 한다. 국민이 일어서야 한다. 대통령을 잘 뽑고,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도 손타쿠에 손짓하지 않을 도지사 손타쿠를 근절시킬 도의원들을 잘 뽑아야 한다. 국민 각자가 감시자의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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