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시 - 봄은 가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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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나는 시 - 봄은 가다 말고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4.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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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가다 말고

                                         김용길  시인

큰스님 호통에 놀란 동승처럼
꿀단지 몰래 엿보는 가슴처럼
숨 넘어가는 저녁해 바라보는 
공양간 보살님 눈빛처럼
봄은 가다말고 일주문에
한일자 그림자를 지우고 있다

보이는 것 듣는 것
모두 관음觀音이려니
풍문처럼 
사방팔방 다 퍼지고 나서야
사찰 뒷마당 
동백꽃 무더기로 떨어지는 걸
어찌할거나, 
늦바람 한창 피우고 나서 
가부좌한 채로 졸고 있는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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