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가다 말고
김용길 시인
큰스님 호통에 놀란 동승처럼
꿀단지 몰래 엿보는 가슴처럼
숨 넘어가는 저녁해 바라보는
공양간 보살님 눈빛처럼
봄은 가다말고 일주문에
한일자 그림자를 지우고 있다
보이는 것 듣는 것
모두 관음觀音이려니
풍문처럼
사방팔방 다 퍼지고 나서야
사찰 뒷마당
동백꽃 무더기로 떨어지는 걸
어찌할거나,
늦바람 한창 피우고 나서
가부좌한 채로 졸고 있는 부처님.
저작권자 © 제주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용길 시인
큰스님 호통에 놀란 동승처럼
꿀단지 몰래 엿보는 가슴처럼
숨 넘어가는 저녁해 바라보는
공양간 보살님 눈빛처럼
봄은 가다말고 일주문에
한일자 그림자를 지우고 있다
보이는 것 듣는 것
모두 관음觀音이려니
풍문처럼
사방팔방 다 퍼지고 나서야
사찰 뒷마당
동백꽃 무더기로 떨어지는 걸
어찌할거나,
늦바람 한창 피우고 나서
가부좌한 채로 졸고 있는 부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