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법문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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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법문 (42)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4.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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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근 : 다섯 가지 기능

 

37보리분법 가운데 네 번째 주제는 다섯 가지 기능(paňca indriya, 五根)이다. 빤짜(paňca)는 다섯을 뜻하고 인드리아(indriya)는 기능이나 능력을 뜻한다. 중국에서는 이를 오근(五根)으로 직역하였다. 
  이 다섯 가지 기능은 제22회 법문에서 살펴 본 22가지 기능에 포함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22기능이 교학의 입장에서 여러 기능들을 정리한 것이라면, 다섯 가지 기능은 수행의 입장에서 깨달음과 열반을 실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계발해야 할 능력들을 열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능(機能)으로 옮긴 원어는 인드리야(indriya)는 인도의 베다 문헌과 불교 문헌 등에 많이 등장하는 신들의 왕인 인드라(indra)에서 파생된 단어로 인드라처럼 ‘지배력을 가진 것’이라는 의미이다.
초기 경들은 이러한 기능으로 믿음의 기능[信根], 정진의 기능[精進根], 마음챙김의 기능[念根], 삼매의 기능[定根], 통찰지의 기능[慧根]의 다섯 가지를 들고 있으며, 이것을 다섯 가지 기능이라고 부른다.
『상윳따 니까야』 「기능 상윳따」는 22가지 기능에 관계된 가르침을 모은 것인데, 그 가운데서 오근은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다. 「기능 상윳따」의 여러 경은 오근을 닦아서 예류자가 되고(S48:2), 아라한이 되고(S48:4), 오근을 가진 자가 진정한 사문·바라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S48:6).
그러면 오근의 각각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보아야 함 경」(S48:8)을 통해 살펴보자.
 “비구들이여, 그러면 믿음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 하는가? 여기 네 가지 예류자의 구성요소에서 봐야 한다. / 비구들이여, 그러면 정진의 기능을 어디서 봐야 하는가가?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에서 봐야 한다. / 비구들이여, 그러면 마음챙김의 기능을 어디서 봐야 하는가? 네 가지 알아차림의 확립[四念處]에서 봐야 한다. / 비구들이여, 그러면 삼매의 기능을 어디서 봐야 하는가? 네 가지 선[四禪]에서 봐야 한다. / 비구들이여, 그러면 통찰지의 기능을 어디서 봐야 하는가?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에서 봐야 한다.”
 본경에서 말하는 ‘네 가지 예류도를 얻기 위한 구성요소’라 함은 바른 사람(사쌍팔배의 성자)을 섬기고, 바른 법(사성제)을 경청하고, 근원적으로 무상 등을 마음에 잡도리하고, 성스러운 도에 이르게 하는 법(팔정도)을 닦는다는 의미이다.
본경에서 말하는 정진력의 기능은 이미 생긴 불선(不善)의 마음을 제거하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는 불선의 마음을 예방하여 일어나지 않도록 하며, 나아가 아직 일어나지 않는 선(善)한 마음을 개발하거나 이미 일어난 선한 마음을 증진시킨다는 의미이다. 
마음챙김(sati, 念)은 몸·느낌·마음·법을 챙기는 네 가지 마음챙김으로 정리되고, 삼매는 초선부터 제4선까지를 뜻하며, 통찰지는 고집멸도의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꿰뚫어 아는 것을 의미한다.
『청정도론』은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기능을 조화롭게 닦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믿음이 강하고 통찰지가 약한 자는 미신이 되고, 근거 없이 믿는다. 통찰지가 강하고 믿음이 약한 자는 교활한 쪽으로 치우진다. 약으로 인해 생긴 병처럼 치료하기가 어렵다. 두 가지 모두 균등함을 통해서 믿을 만한 것을 믿는다. 삼매는 게으름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삼매가 강하고 정진이 약한 자는 게으름에 압도된다. 정진은 들뜸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정진이 강하고 삼매가 약한 자는 들뜸에 의해 압도된다. 삼매와 정진이 서로 함께 짝이 될 때 게으름 또는 들뜸에 빠지지 않는다. 마음챙김은 마음이 들뜸으로 치우치는 믿음, 정진, 통찰지로 인해 들뜸에 빠지는 것을 보호하고, 게으름으로 치우치는 삼매로 인해 게으름에 빠지는 것을 보호한다. 그러므로 마음챙김은 모든 요리에 맛을 내는 소금과 항료처럼, 모든 정치적인 업무에서 일을 하는 대신처럼 모든 곳에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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