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가득한 미타요양원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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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가득한 미타요양원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04.1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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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복지재단 산하 노인복지시설‘미타요양원’

김영국 원장, 취임하며 직원 자존감 회복 최우선
직원들 자존감은 어르신들 케어와 직결되기 때문

 

미타요양원에 김영국 원장이 지난 3월 15일자로 취임하며 직원들의 자존감이 상승하면서 어르신 케어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오름 등반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미타요양원 직원들.

 

6개월 만에 다시 찾은 성산포 수산리 미타요양원(원장 김영국). 그때와는 사뭇 다른 더욱 활기찬 분위기로 다가왔다. 그 이전에는 직원들이 손님이 찾아와도 환하게 맞아주는 미소가 아니었다. 왠지 직원들은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듯 보였다. 
원장이 바뀐 탓일까. 아니면 직원들이 일부 바뀐 탓일까. 지난 12일 찾아간 미타요양원은 언제 그랬냐는 듯 직원들의 얼굴엔 해맑게 방실방실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또한 어르신들 특유의 냄새가 그동안 요양원에 풍겼지만 무엇으로 잡아냈는지 상큼함이 코끝을 간질인다. 태고복지재단에서 기부받은 후원금을 공기청정기 5대를 구매, 경내 곳곳에 설치했던 것. 이 뿐만 아니라 시설 내 찢어진 벽지를 도배하고, 내부 페인트 도색, 낡은 안내 표지판은 보수하자 미타요양원도 새롭게 태어났다. 그리고 노후된 어르신 휠체어 20개를 교체했고, 전 직원들의 명찰을 패용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이 같은 결단은 쉽지 많은 않았다. 쪼들린 요양원 살림에 공기청정기 등의 환경개선은 언강생심이었지만 김영국 태고복지재단 사무국장이 지난 3월 15일자로 원장에 취임하며 가장 큰 결단을 내린다. 원장과 직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어르신들의 케어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제가 부임했을 때는 직원 간의 내부갈등이 극에 달했습니다. 사실, 종무원에서 근무하다가 이 같은 갈등을 진화하기 위해 투입된 마무리 투수나 다름없었어요.(웃음) 가장 우선시 생각한 것은 저와 직원들 간 신뢰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낮은 자존감은 어르신들의 케어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여러분은 천사입니다. 믿고 따라와 주신다면 날개를 달아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물론 김 원장도 잘 알고 있었다.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이다. 어르신을 돌보는 사람으로서 고되더라도 존중받으며 일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김 원장은 직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솔선수범했다. 후원금을 받아오면 직원들 근무환경 개선에 첫 우선순위를 뒀다. 미타요양원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등장했던 게 바로 노조 문제였다. 직원과 직원 간의 불신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어르신을 위한 정서적 안정도 거리가 멀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 원장의 직원들을 향한 신뢰에 직원들도 보답하기 시작했다. 노조는 해체되고 이제는 화합의 길로 나아갈 일만 남은 셈이다. 
복지시설 직원들도 알음알음 그 근본 바탕은 봉사에서 시작한다. 그렇다고 직원에게 봉사만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다. 요양원에서 가장 꽃은 요양보호사다. 어르신들을 어떻게 케어하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요양원의 위상이 드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양원 내 환경 개선과 더불어 직원들에 가장 필요한 것은 미소였다. 환경이 열악하니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미소는커녕 웃을 일이 없던 것이다. 이 또한 원장이 먼저 어르신들에게 낮은 자세로 어르신들에게 방긋방긋 거렸다. 치매에 걸려도, 누워 지내는 어르신들은 다 알아차리셨다. 그 웃음바이러스는 자연스럽게 직원들에게도 전염됐고,  시설 내에서도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12일 미타요양원 내 부처님을 봉안한 이유도 요양서비스 복지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부처님을 매일 만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요양보호사들은 물론 어르신들에게 부처님은 가장 든든한 빽(?)이기 때문이다.
“미타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은 진정으로 ‘반야용선’ 같은 존재죠. 어르신들을 고해를 건너 저 피안의 세계로 인도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종교를 떠나서라도 부처님이 그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그 에너지의 기운이 미타요양원에 충만하리라 봅니다.”
최근에 직원들과 오름에 올라 직원들은 서로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협동심과 우애를 다졌다. 참 오랜만에 직원들과 속을 터놓고 이야기한 시간이었다. 직원들은 업무 이외의 개인사까지 털어놓으며 한 가족이라는 동질감을 인식하게 하고 그 속에서 공동체 의식 느낄 수 있었다. 
현재 미타요양원의 입소 어르신은 정원인 73명에 다소 못 미친다. 하지만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인 미타요양원인 만큼 그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직원들의 아름다운 연꽃을 피워내는 일은 금세 이뤄내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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