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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론 - 반조의 지혜가 아쉽다
유현 김승석(발행인))

「대전기경」(D14)에는 석가세존 이전에 여섯 분의 부처님이 이 사바세계에 출현하셨음을 천명하고 있다. 위빳시·시키·웻사부·까구산다·꼬나가마·깟사빠 부처님은 보살의 법칙에 따라 도솔천에서 몸을 버리고 모태에 들어가 인간으로 태어나셨다. 
부처님께서 지구별에 출현하실 때마다 우주 법계에는 측량할 수 없는 광휘로운 빛이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무량 광명은 신들의 광채를 능가하여 온 법계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연등축제는 지혜와 자비의 광명이 온 누리에 위아래로 고르게 비추게 함에 있다. 불기2562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는 연등축제가 지난 12일 열렸다.  
비가 오면 사람마다 정도가 다르지만 기분이 울적하다. 하필 부처님 오심을 수희 찬탄하는 날에 비가 오다니. 비 오는 날엔 해와 달을 볼 수 없다. 
최근에 이르러 한국불교에는 불광(佛光)이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일부 승가 단체와 재가 단체들이 주도하여 ‘청정승가공동체 구현과 종단 개혁 연석회의’라는 단체를 만들어 몇 달 전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촛불법회’를 열고 있음도 다 그럴만한 까닭이 있어서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 종단에는 향기는 고사하고 악취가 진동한다. 정법 수행이 사라지고 범계일탈이 만연하면서 승가 공동체는 붕괴하고 불자들이 절을 떠나고 있다. 일부 지도층 승려들의 은(隱)처자 의혹, 음주와 폭행, 성폭력, 공금횡령, 도박 등 범계행위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 종단의 사회적 신뢰를 붕괴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
5월 초하루 방영된 MBC의 PD 수첩은 편향되고 자극적인 보도로 불자들로 하여금 불쾌감을 일으키게 했지만, 다른 한편 불교계에 많은 과제를 던져준 순기능도 없지 않다. 
최근 10년 동안 300만 불자가 떠나고 절집에서 등을 돌리는 불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한국불교의 현주소다. 사회 오염을 정화하는 목탁은커녕, 배타적 종교나 독재 권력의 모습을 닮아가며 사표(師表)가 흔들리고 있어 미련 없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성철 스님이나 법정 스님 같은 큰 스님의 환생을 기대할 수 없다면, 유일한 불교 유신(維新)의 길은 ‘반조(paccavekkhana)’이다. 
석가세존께서는「대중공사경」(A2:2:5)에서 범계 비구와 훈계 비구 둘 모두 자신을 반조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래 끌게 되고 험악하게 되고 투쟁적이 되어 비구들이 편안히 지낼 수 없다고 교계하셨다. 
대중공사(大衆公事)란 승가의 중요한 일을 대중이 모여서 확정하는 회합을 말한다. 『율장』에 의하면 네 종류의 대중공사가 있다. 그 중 오늘의 한국불교가 긴급히 실천해야 하는 것은 범계(犯戒)와 소임(所任)에 대한 대중공사이다. 
승가공동체는 자정(自淨) 능력을 가진 집단이다. 옆구리를 찔러 참회의 108배를 하기에 앞서 승가 스스로 진지한 자기성찰을 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머뭇거리거나 면피용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는 이미 땅에 떨어진 신심을 되살릴 수가 없다. 불자 수 감소는 더 가속화할 것이 뻔하고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는 개신교 세력에 밀려 어쩌면 ‘안수정등(岸樹井藤)’이라는 불교 설화의 참담한 꼴을 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불교는 생멸심(生滅心)을 과감히 내려놓고 진여심(眞如心)을 회복해야 한다. 껍데기는 과감히 리셋(reset)하고 새로 디자인해야 할 때다. 
이것이 부처님 오신 날 우리에게 던져준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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