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시-천진불들의 잔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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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나는 시-천진불들의 잔칫날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5.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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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길 시인서귀포 중문동 출생. 춘추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시지부장 역임. 제주도문화상, 서귀포시민상 수상. 시집《섬과 바람의 올레》외 다수.

 

 

 

한라산 오백나한 넘나드는 구름들이
바람 따라 흘러내려와
여기 남녘 바닷가
『약천사』 노송 숲 가지에 걸려 
펄럭입니다. 

포르르 포르르 새울음 날고
팔랑팔랑 나비춤 추는 꽃잎들
싱싱한 오월의 햇살이
분수처럼 흩어지는 곳
여기 약천사 푸른 잔디마당

천진불 아기부처님들이 모였습니다.
오색연등 출렁이는 그늘 아래
왁자지껄 천진불들의 웃음소리에
큰 법당 금동 할아버지 부처님
맨발로 걸어 내려오십니다. 

오늘은 천진불들의 잔칫날
약천사 할아버지 부처님
사탕주머니 열리는 날

“아기 부처님 이 세상 오실 때
사방 일곱 걸음
꽃자리 걸으며
하늘 위 하늘 아래 
가장 으뜸이 사람이니라”
할아버지 말씀 들으며
부처님 오신 날 찬탄 노래 부르며
사방 일곱 걸음
손 잡고 손 잡고 걸어봅니다. 

오늘은 부처님 만나는 날
부처님 앞에서 
착한 사람 되겠다고 약속하는 날
지혜와 자비의 마음으로
사랑의 연등 높이 매달고
부처님처럼 살겠다고 다짐하는 날

아름다운 세상 열리는 날
그렇지, 오너라 모두 오너라
소중한 만남이 
다정한 인연으로 이어지는 곳
여기 부처님 발 아래 모여 앉으면
마음의 꽃밭
기쁨으로 열려옴이니

꾸밈없고 거짓없는 세상
나눔과 베풂의 공덕으로
살아가라 하심이니

불기 2562년 사월초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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