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속에서 만난 선지식 - 나옹왕사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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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에서 만난 선지식 - 나옹왕사③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5.3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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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상식

나옹은 회암사에 처소를 정하여 밤이고 낮이고 일체 눕지 않은 채 용맹정진을 거듭했다. 
이 무렵 회암사에는 일본의 석옹 화상이 와 있었다. 하루는 화상이 법당에서 내려와 큰 방으로 와서 선상을 치면서 모여 앉은 스님들에게 “그대들은 듣느냐?”고 물었다. 
벽력같은 석옹의 이 물음에 아무도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유독 나옹만이 게송을 써서 대답한다. 
“부처를 가려뽑는 곳에 앉아 / 정신 바짝 차리고 눈여겨보니 / 보고 듣는 주체 다른 물건 아니고 / 본래 그 옛날 주인이더라.”
나옹은 4년 동안 부지런히 정진하다가 더 높은 경지를 터득키 위해 마침내 충목왕 3년(1347년) 11월 중국을 향하여 북쪽으로 구법의 장도에 올라 이듬해 3월13일 원나라 서울 연경의 법원사에 도착, 그 절에 머물고 있던 인도 스님 지공 화상을 찾아서 불도를 물었다. 
지공 화상은 젊은 구도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고려에서 왔습니다.”
“배로 왔느냐, 육로로 왔느냐? 아니면 신통으로 왔느냐?” “신통으로 왔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신통을 보여라.”
나옹은 이에 말없이 앞으로 나아가 한 손으로 다른 한 손을 움켜잡고 서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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