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마음의 힐링 가져다준 사찰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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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마음의 힐링 가져다준 사찰순례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6.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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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선(제주불교대학 21기 총무)

우리 제주불교대학 21기는 6월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간 마음의 힐링을 목적으로 사찰순례 여행을 기획했다.  
첫째 날은 흔들흔들 출렁다리 천장호를 거쳐 장곡사에 이르렀다. 절은 아늑하고 조용한 곳에 자리해 있었다. 장곡사는 850년 보조선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칠갑산 산모퉁이 돌고 돌아 조용한 그곳, 그곳에서는 다른 절에서 볼 수 없었던 특이한 게 있었다. 대웅전이 상하로 되어 있었다. 상하 대웅전이 모두 보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국보 58호인 철조약사불좌상부석조대좌가 있었으며 보물로는 제 337호인 금동약사불좌상도 있었다. 
이튿날 수덕사에 이르렀다. 날씨도 참 화창하게 우리를 반겼다. 노래 가사에도 나왔듯이 수덕사는 여승으로 유명한 절이다. 그러나 그날 내 눈에는 여승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절에 대한 전설은 들을 수 있었다. 
절에 공양주를 자청한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은 인물이 빼어나, 사방에서 여인을 보러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 가운데 신라의 대부호요, 재상의 아들인 정혜라는 사람이 청혼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불사가 원만성취되면 청혼을 받아들이겠다는 여인의 말을 듣고 이 청년은 가산을 보태어 10년 걸릴 불사를 3년 만에 원만히 끝내고 낙성식에 대 공덕주로 참석했다. 이날 이 청년은 사랑하는 여인 수덕각시에게 같이 떠날 것을 독촉하자 여인은 ‘구정물 묻은 옷을 갈아입을 말미를 주소서’하고 옆방으로 들어간 뒤 기척이 없었다. 
그 모습에 당황한 청년이 여인을 잡으려는 순간 옆에 있던 바위가 갈라지며 여인은 버선 한 짝만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 바위가 갈라진 사이에서는 봄이면 기이하게 버선모양의 버선꽃이 지금까지 피고 있으며, 그로부터 관음보살 현신이었던 그 여인의 이름이 수덕이었으므로 수덕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정혜라는 청년은 그것으로 인생무상을 느끼고 산마루에 올라가 절을 짓고 정혜사라 하였다고 한다. 
아름답고 슬픈 전설이 깃든 수덕사를 뒤로 하고 다음으로 간월암으로 향했다. 간월암은 생소한 절이다. 이 절 입구는 간조에만 들어갈 수 있다. 조선초 무학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리 고찰인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관광객이 많이 붐비는 것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동학사로 향했다. 동학사에 이르러 옆에 자리하고 있는 미타암에서 법회를 하기로 했다. 그곳에서는 향원 스님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법회에 임하여 스님은 좋은 법문을 해주셨다. “우리는 불자로서 얼마나 많은 포교활동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스님의 물음에 가슴이 뜨끔하기도 했다. “자기 자신을 운전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이라는 말씀도 가슴 깊이 새겨졌다. 스님이 베풀어준 맛있는 다과와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절을 나섰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마음의 힐링은 물론이고 도반들이 많은 우의를 돈독히 하는 기회를 가졌다. 앞으로 종종 이런 일정이 많이 잡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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