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법문(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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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법문(52)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6.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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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삼매와 찰나삼매

 

부처님께서는 여러 경들에서 삼매를 ‘마음이 한 끝에 집중됨(cittassa ekaggataa, 心一境性)’으로 설명하고 있다. 주석서들은 이 한 끝을 하나의 대상으로 설명하고 있고 삼매에 드는 마음의 대상을 닮은 표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마타는 마음이 표상이라는 대상에 집중된 상태이다. 『청정도론』을 위시한 모든 주석서 문헌에 의하면 이러한 집중은 근접삼매(upacāra-samādhi)와본삼매(appanā-samādhi)라는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진다. 『아비담마 길라잡이』는 삼매 수행을 더 자세히 준비단계의 수행, 근접삼매의 수행, 본삼매의 수행으로 설명하고 있다.
먼저 준비단계의 수행은 근접삼매가 일어나기 이전 초보단계의 수행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섯 가지 장애들이 억압되고 닮은 표상이 일어나기 직전까지의 단계이다. 
근접삼매는 다섯 가지 장애들이 억압되고 닮은 표상이 출현할 때부터 선(禪)의 경지로 들어가는 인식과정에서 종성(gotrabhū, 種姓)의 마음이 일어나는 순간까지를 뜻한다. 
본삼매는 이 종성의 마음 바로 다음에 일어나는 마음으로, 초선부터 제4선까지의 경지를 말한다.

이와 달리 위빳사나는 표상 등에 집중하는 수행이 아니라 찰나 생(生)·찰나 멸(滅)하는 법을 통찰하는 수행이기 때문에 닮은 표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닮은 표상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위빳사나 수행에는 본삼매가 없다. 
물론 고도의 집중이 없이 대상을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로 통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위빳사나 수행을 할 때의 고도의 집중을 본삼매라 부부를 수는 없기 때문에  『청정도론』 등의 주석서 문헌들은 위빳사나 수행을 할 때 일어나는 고도의 집중을 찰나삼매(khanika-samādhi)라고 한다.
『청정도론』에서는 사마타 수행을 먼저 하지 않고 바로 위빳사나 수행을 하는 수행자를 ‘마른 위빳사나를 하는 자’ 혹은 ‘순수 위빳사나를 닦는 자’라고 부른다. 찰나삼매는 바로 이 순수 위빳사나를 닦을 때 나타나는 고도로 집중된 상태로, 사마타 수행을 통해서 나타나는 근접삼매에 필적하는 삼매라고도 하고 
사마타 수행의 초선에 대비되는 삼매라고도 한다. 
이처럼 위빳사나의 경우에도 삼매의 토대는 있기 마련이다.

“삼매는 마음이 한 끝에 집중됨이다.
사마타로 성취되는 삼매를 근접삼매나 본삼매라고 하고
위빳사나 수행을 할 때의 고도의 집중은 찰나삼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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