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없는 마음의 평화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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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없는 마음의 평화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6.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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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뽀 졸덴 스님의 로종 수행 <3>

로종 수행은 보리심 수행을 말한다.‘로’는‘마음’을‘종’은‘훈련하다, 교육하다’의 뜻으로‘마음을 길들인다’는 뜻이 담겨있다.‘로종’은 티베트 불교에서 그 방법을 만든 것으로, 아띠샤 존자는 이것을 7종59가지로 정리하셨다. 이번 로종 수행은 지난 4월 켄뽀 졸덴 스님을 모시고 3박4일 백담사에서 정진한 일심각 포교사(포교사 21기)가 정리한 내용을 실었다. <편집자주>

 

# 망상을 사신(四身)으로 보는 것이 최고의 보호인 공성(空性)이다. 
우리의 무지로 인해서 집착을 만든다. 이것을 사신(四身)으로 본다면 가장 높은 ‘공성’을 알게 된다. 무지로 인하여 일어나는 마음이 무지로 일어나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이다. 이것을 사신으로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공성으로 인하여 보호를 받고, 공성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공성을 알고 공성에 마음을 두는 것은 가장 위없는 보호이다. 공성은 가장 강력한 대치법이며 우리의 모든 장애와 역경을 허공으로 사라지게 하는 대치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모든 것이 내 마음이다.’ 투사‧투영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공성일 수 있다. 곧 현상의 본질을 보게 된다. 
# 최고의 방편은 네 가지 수행이다. 
이것은 네 가지 특별한 수행방법이다. 
첫째, 공덕쌓기(자량쌓기). 약사 부처님의 명호를 염불하거나 건강과 행복의 근원인 부처님들과 보살들에게 공양을 올려야 한다. 스승과 삼보에게 만다라를 공양 올려야 한다. ‘제가 다르마를 성취해 나가고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선업을 쌓아가고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방편을 바르게 지닐 수 있다면 그땐 당신께서 건강으로 가피해 주시길 기원합니다.’ 이 같은 기도는 우리 자신을 희망이나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기 때문에 이렇게 기도하는 것은 크게 유익하다. 
둘째 악행고백(정화).
과거에 행한 모든 악행들을 가슴 깊이 후회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모든 생애를 걸고서라도 악업을 그만 두기로 결심한다. 누군가에게 자백함 없이 참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참회의 대상으로 삼보에 의지하게 된다. 
셋째, 장애를 만드는 마귀들에게 똘마(보시물)을 주는 것. 나를 방해하는 마구니들에게 보시물을 주면서 보통수행자들은 ‘이것을 갖고 나를 내버려 두라’고 한다. 그러나 좋은 로종 수행자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준다. 그리고 ‘계속 나를 해치세요.’라는 마음으로 준다. 
넷째, 호법신들에게 공양을 올린다. 이때에는 어떤 것이든지 요구할 수 있다. “수행하는데 장애가 없도록 보호해 주세요.”라고 청할 수 있다. 
# 기대치 못한 것에 수행을 실천하라
예상치 못했던 것, 갑작스러운 일을 당했을 때 수행하라는 것이다. 항상 준비하는 마음으로 생각하지 않던 일이 일어나도 당황하지 말고 항상 준비하라. 갑작스런 상황이 생기면 놀라지 말고, 그것을 수행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라. 더불어 “다른 사람들도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 중생들의 고통도 내가 다 받기를” 반대로 좋은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내가 행복하듯이 모든 중생이 행복하기를, 이와 같이 행복을 누리기를”이라고 기도함으로써 공덕 쌓는 것이다. 

한 생을 압축해서 수행하는 것(평생 수행)이다. 
# 핵심 가르침 다섯 가지 힘, 여기에 ‘로종’이 압축되어 있다. 
첫째 촉진의 힘: ‘내가 성불할 때까지 보리심을 기르겠다’는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는 힘이다. 
둘째 익숙함의 힘: 지속적인 것(반복의 힘), 로종 수행을 계속함으로써 익숙해지는 것이다. 
셋째 선근의 힘: 공덕을 쌓는 힘으로 마음에 선한 씨앗을 심는 것이다. 
넷째 거부의 힘: 나에 대해 집착하고 아끼는 생각을 거부한다.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 아집의 허물의 힘을 알아야 한다. 아집의 허물로 윤회를 겪어 왔다. 
“너(아집) 때문에 고통을 겪고 수행을 방해 받았으므로 더 이상 너를 따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껏 우리는 아집을 너무 대접해 주었다. 더 이상 대접하지 않겠다. 목숨이 걸려있어도 너에게 항복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다섯째 발원의 힘: 발원은 자주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발원을 이루기 위해 불보살들의 도움을 청할 수 있다. 
# 죽을 때도 이 다섯 가지 힘을 수행하라
죽을 때에는 어떤 자세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죽을 당시에 비로자나불이나 부처님 열반시의 자세(와신)가 좋다. 삶의 이체(포화-이승과 저승으로 갈라지는 것)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성품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고, 죽을 때에도 다섯 가지 힘을 수행하라. 몸의 자세보다 마음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 

마음을 길들이는
‘로종수행’을 점검하는 법
# 모든 불법의 목적은 하나다. 
부처님께서 40년 수행을 하시고, 8만4천개의 법을 주셨지만 모든 법의 목적은 하나이다. ‘나를 집착하는 마음을 없애는 것’. 소승은 이기적인 마음을 없애는 것, 대승은 중생을 돕는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목적은 하나인 것이다. 수행을 열심히 하더라도 분별을 많이 알더라도 오만심이 있으면 ‘수행’이 제대로 된 것은 아니다. 수행은 잘하고 있으면 ‘나를 집착하는 마음이 점점 약해진다. 자신을 칭찬해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자신을 비난해도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 
도원 선사께서 “불법공부는 자신을 아는 것-자신을 아는 것은 자신을 잊는 것”이라고 하셨다. 모든 고통원인은 ‘나’를 집착하고 ‘나’를 아끼는 마음이다. 수행을 할수록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과 중요성이 점점 희미해지고 약해진다. 
# 두 가지 증인 가운데 더 나은 증인에 의지하라. 
어떤 일에도 두 가지 견해가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보다 ‘자기 자신’을 의지하라. 남들이 좋다고 하더라도 실상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는 말이다. 남의 의견을 듣되 자신의 경험으로 확인해야 한다. 우리의 내면의 지혜가 있으므로 스스로 잘 판단하고 남의 말에 쉽게 휩쓸리지 말라. 
# 늘 행복한 마음을 가져라.
항상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라. 어떤 상황이라도 마음을 산란하게 두지 마라.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라. 공부가 된 사람은 좋은 상황과 안 좋은 상황 이 두 가지 사기꾼들을 똑 같이 대했다. 모든 상황에 즐거운 마음을 잃지 않고 어려움이 있어도 상황을 좋게 보고 수행으로 삼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집착하지 않고 조건없는 마음의 평화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수행은 분노를 없애는 것이다. 작은 것으로 인하여 마음이 편치 않아 큰 분노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평정이 중요하다. 짜증이 쌓여 분노가 된다. 작은 짜증을 갖지 말고 긍정적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긍정적인 마음은 잃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마음이 마음을 보고 마음이 판단하려면 필요한 것은 ‘알아차림’이다. 
# 산란할 때도 수행이 저절로 되면 훈련이 잘 된 것이다. 
공부가 많이 진보하면 자비심과 깨어있음이 저절로 된다. 수행한다는 마음 없이도 수행이 자동으로 된다면 공부가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알아차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번뇌가 저절로 해결되거나 대체가 되면 마음공부가 되었다는 표시이다. 처음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만 어떤 것도 노력하고 연습하면 쉬워지지 않는 것이 없다. 
결국에는 노력 없는 알아차림과 즉흥적인 자비심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모든 것이 꿈과 같고 실상을 모르는 무지한 중생들에 대한 자비심이 말릴 수 없이 우러나온다. 

로종의 약속
# 늘 세 가지 기본 원리를 수행하라
원보리심을 어기지 말라. 한 가지 법이 다른 법을 무시하거나 소홀하게 하지 마라. 예를 들어 ‘많이 배워서 수행을 안 해도 된다’거나, ‘수행자라서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수행은 공부하고(聞), 사유하고(思), 명상하라(修)는 것이다. 명상만 하면 체험을 해도 무슨 체험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 경솔하지 말라.
로종 수행을 가지고 무책임하게 행하지 말라. ‘나는 수행자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위험에 처하지 말라. 로종수행자라고 생색내지 말고, 항상 은밀히 하라. 
# 편견을 갖지 말라. 
보통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만 자비심을 갖지만, 모든 이에게 평정하게 대하라. 인욕심이 평등하게 미쳐야 한다. 
# 태도를 바꿔도 자연스럽게 행하라. 
우리의 마음을 바꾸라. 이기심을 자비심으로 악함을 선함으로 바꾸더라도 생색내지마라. 평소와 같이 태연하게 행하라. 마음을 변하지 못하는데 태도만 바꾸는 자도 있다. 무엇보다 마음닦기에 면밀하게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남의 이목을 끌려하거나 명예를 얻고자 외적으로 보이기 위한 것으로 행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타인이 알지 못하게 마음의 내적 성숙을 가꾸어 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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