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샛별을 보는 순간‘고타마에서 붓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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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 샛별을 보는 순간‘고타마에서 붓다로’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07.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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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땅 부다가야의‘마하보디 대탑’

제주시 도남동 보덕사(주지 혜전 스님) 신도 등 제주불자 20여명은 지난 6월 3일부터 11일까지 인도 7대 성지순례길에 올라 부처님의 발자취를 좇았다.
9일 동안 부처님의 7대 성지마다 순례하며 왜 부처님이 출가할 수밖에 없었는지 인도의 문화와 환경에서 그 화두를 풀 수 있었다. ㉠보덕사 신도들이 인도로 떠났던 이유 ㉡초전법륜을 굴린 ‘사르나트’ ㉢신들의 고향 ‘갠지스강’ ㉣깨달음의 땅 부다가야 ㉤부처님 법화경을 설한 ‘영축산’ ㉥최초 비구니 승단의 탄생지 ‘바이샬리’ ㉦부처님 열반지 ‘쿠시나가르’ ㉧부처님의 탄생지 ‘룸비니’ ㉨부처님이 24년간 머무르며 ‘금강경’ 등을 설한 ‘기원정사’를 순례 일정대로 9차례 연재한다. <편집자주>

 

도남 보덕사 신도들이 공양한 가사가 부다가야 마하보디대탑 내 법당의 부처님에게 수해지고 있다.

  보덕사 신도들, 보리수나무 아래서‘금강경 독송’ 
대탑 정면에 모신 불당의 부처님에게 가사 공양
 

제주출신으로 한국불교의 최고 수좌로 꼽히는 문경 봉암사 ‘적명 스님’은 불자들에게 “부처님이 고행했다고 보질 않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스님은 “진정한 삼매, 선정에 들면 괴로움이 없고 오로지 희열이 있을 뿐”이라고 말이다. 
고타마 싯타르타도 6년의 고행을 포기한다.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 튀어나온 핏줄 그리고 피골이 상접한 고타마의 고행상은 후세 제자들이 모진 고행을 강조하기 위해 은유로 표현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불교의 4대 명절인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성도재일(음력 12월 8일)은 도내 사찰들과 신행단체들마다 구도행으로 열기가 뜨겁다. 불자들도 이날만큼은 부처님이 새벽녘 하늘에 뜬 별을 보고 깨달음을 이룬 것처럼 철야로 정진하는 것은 부처님처럼 6년 간 고행을 잠시라도 좇고자 하는 부처님을 향한 지극한 존경의 표시일 것이다. 
아무튼, 고타마는 고행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하에 이를 떨쳐낸다. 고행을 포기한 고타마가 타락했다는 다섯 수행자의 따가운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고타마는 6년 간 고행의 흔적조차 물에 씻어버린다. 나이란자나 강에서의 목욕은 예전의 잘못된 수행을 버리고 올바른 수행의 찾아야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마하보디대탑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도남 보덕사 신도들.


이 때 수자타라는 여인이 우유죽을 공양한다. 고타마는 단식으로 피폐해진 육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기력을 회복한 고타마는 핍팔라나무(향후 부처님이 이 나무 아래서 성도했기 때문에 보리수나무라 불림)의 넓은 그늘 아래 습하지 않은 평평한 바위를 수행처로 삼는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말이다.
고타마는 수행이 깊어질수록 내면의 갈등과 번뇌가 잦아들었을 것이다. 부처의 길을 방해하는 마군은 수행을 방해하는 장애 요소였다. 대표적인 설화로 마왕이 미인의 딸들을 보내 시험에 들게 한다. 이는 인간의 성에 대한 욕망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삼천배를 하든, 참선을 하든 인간이면 누구나 번뇌 망상은 일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고타마는 수행이 깊어질수록 쾌락도 잠재웠다.
드디어 고타마에서 붓다로, ‘12월 8일 샛별을 보는 순간 전광석처럼 깨달음’을 이루었다.
인도의 8대 성지 가운데 가장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곳은 부처님의 탄생지인 ‘룸비니 동산’이 아닌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보드가야’다. 물론 시각적으로 순례자들의 마음을 뺏는 거대한 ‘마하보디 대탑’과 미얀마, 티베트 등 전 세계적으로 밀려드는 순례자들, 밤을 새우면 기도하는 순례자의 모습을 보면 가히 환희심이 불타오르기까지 한다. 
마하보디대탑은 200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기원전 3세기 부처님의 성지를 참배한 전륜성왕 아소카왕에 의해 세워졌고, 5~6세기 굽타왕조시대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그러나 12세기 이슬람교도들에 의해 인근의 많은 사원들이 파괴되면서 마하보디 사원도 수난을 당한다. 그 후 16~19세기 미얀마 왕실에 의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한다. 

마하보디대탑의 보리수나무 아래서 도남 보덕사 신도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도남 보덕사 신도들도 부처님이 그러했듯이 보리수나무 잎에서 뿜어져 맑은 산소를 마시며 그 맑은 기운으로 부처님 깨닫고 설하신 금강경을 읊는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릇 형상이 있는 모든 것은 허망하니, 모든 형상이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닌 것을 알게 되면 곧, 부처를 보게 되리라.”라는 금강경 사구게가 알음알이 머릿속에 자리 잡힌다. 
그리고 한 시간여 동안 기도를 마친 도남 보덕사 신도들은 대탑의 정면에 모신 불당의 석가모니부처님에게 가사를 공양 올렸다. 그러자 모든 분별의 경계는 사라지고 업장은 소멸되어 청정한 마음이 들어선 그 자리엔 세상의 실체를 참답게 꿰뚫어 보는 눈을 지닌 것처럼 마음은 환희심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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