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시론-진정한 평화위해 종교인들이 통일맞이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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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론-진정한 평화위해 종교인들이 통일맞이 준비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7.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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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택(논설위원. 의사)

지난 4월만 해도 남북 간에 전운이 감돌았다. ‘평화, 새로운 시작’을 표어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한반도에서도 평화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마치 평화의 훈풍이 갑자기 불어오는 것만 같았다.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해소, 평화체제의 구축으로 요약할 수 있는 판문점 선언에 이어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어디 있는가. 우리는 극하면 변하는 이치를 따라 냉전 70년 끝에 드디어 평화의 봄을 맞이한 것인가. 상상하지 못할 빠른 시일 안에 통일이 된다는 분이 있던데, 바로 그의 예견인가, 행여나 지난 10년 동안 아침마다 간절하게 올렸던 나의 기도에 응답해 통일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인가. 나는 지극히 감사하고, 행복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새싹이 난 것으로 끝인가. 꽃은 피었으나 아직 통일의 열매를 열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평화로운 삶으로 가고자 첫 걸음을 내디뎠을 뿐 그 여정은 아직도 먼 것이다. 한반도 분단구조를 생각할 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한 하드웨어 차원의 평화과정이 우선일 수는 있다. 더불어 남북 주민 사이의 냉랭한 기운도 풀려야 한다. 내면의 벽을 허무는 소프트웨어 차원의 평화 과정도 병행돼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와 맞물려 평화협정의 체결, 북미관계 정상화,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하드웨어적 차원에서 평화체제는 달성될 수 있다. 말하자면 남북정상회담이나 이에 따르는 논의로써 안보위협과 전쟁발발의 위험성은 임시 끌 수는 있다. 이러한 하드웨어적 평화체제만으로는 진정한 평화를 향유할 수가 없다. 
적대적 분단체제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한 평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남북 주민들 사이에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적극적 평화가 달성되려면 남북주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교류협력이 확대돼야 한다. 이렇게 되는 과정에서 북한내 군사주의 문화, 남한 내 냉전인식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종교인은 어렵게 피어난 이 평화의 꽃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라는 온전한 열매를 맺도록 자신과 세상에 울려 퍼질 평화를 노래하고 기도해야 한다. 남․북․미 지도자들이 더 이상 대결과 갈등으로 점철된 지난 시대의 업력에 끌려 다니지 말고 상생과 평화라는 새 길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상생의 길, 평화의 길로 나아가길 염원한다. 
6.25 전쟁 중에 무고하게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애도하고, 남과 북의 하나 됨을 간절히 염원해야 한다. 오랜 세월 뭉쳐진 남북 간의 한을 먼저 풀고 서로 크게 용서한 후 문화교류 등을 통하여 북한 동포들이 남한동포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종교계의 통일준비와 교류협력은 개별종단 또는 특정집단 차원에서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에만 치중해왔다. 다행히 통일이 실제 상황이 된다면 북한 포교는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종교계가 화해와 일치 분위기에서 통일을 맞이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체계적인 준비로 전환해 주요 역할자가 되어 새로운 한민족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앞장서야한다.
가을 평양정상회담, 북미관계의 정상화 등이 순조롭게 전개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남북정상회담을 출발점으로 삼아 교류협력의 획기적인 확대를 통해 우리 모두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실질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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