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법문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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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법문 (55)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7.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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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혜 삼학③ : 일곱 가지 청정
각묵스님

 

계정혜 삼학(三學)이 초기불전에서 강조하고 있는 불교 수행의 키워드라면 일곱 가지 청정(visuddhi, 淸淨)은 상좌부 불교에서 교학과 수행체계를 설명하는 중요한 가르침이다. 
7청정의 주제는 ①계청정(戒淸淨, sila-visuddhi), ②마음청정(心淸淨, citta-visuddhi), ➂견청정(見淸淨, diㅁhi-visuddhi), ➃의심을 극복함에 의한 청정(度疑淸淨, kaṅkhā-vitaraㅁa-visuddhi), ➄도와 도 아님에 대한 지(知)와 견(見)에 의한 청정(道非道智見淸淨, maggāmagga-ñāṇa-dassana-visuddhi), ➅도 닦음에 대한 지와 견에 의한 청정(行道智見淸淨, paṭipadā-ñāṇa-dassana-visuddhi), ➆지와 견에 의한 청정(智見淸淨, ñāṇa-dassana-visuddhi)의 일곱 가지이다.
여기서 보듯이 7청정은 계정혜 삼학과 일치하는데 삼학 가운데 혜학을 다시 다섯 가지 청정으로 강조하고 있는 체계이다. 4부 니까야에 대한 종합적인 해설서인 『청정도론』은 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채택하여 부처님 원음을 설명하고 있다.
『맛지마 니까야』의 「역마차 교대 경」(M24)에서 7청정을 일곱 대의 역마차에 비유하고 있다. 일곱 대의 역마차를 바꿔 타면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처럼, 수행자는 일곱 가지의 청정을 차례로 의지해서 열반의 경지에 들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①계청정은 계목의 단속에 관한 계, 감각기능의 단속에 관한 계, 생계의 청정에 관한 계, 필수품에 관한 계의 네 가지 청정한 계를 훼손하지 않고 잘 지니는 것이다.
②마음청정은 감각적 욕망, 적의, 해태와 혼침, 들뜸과 후회, 의심의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하여 근접삼매와 본삼매를 증득하는 것이다.
➂견청정은 다섯 가지 무더기[五蘊], 즉 정신과 물질의 고유성질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통찰지이다.
➃의심을 극복함에 의한 청정은 정신과 물질에 대한 조건을 파악하고 삼세에 대한 의심을 극복하여 확립된 지혜를 말한다. 이것은 나와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정신과 물질이 우연히 생긴 것도 아니며, 어떤 가상적인 원인에 의해서 생긴 것도 아니고, 신이 창조한 것은 더욱더 아니며, 모든 것은 상호의존이요, 조건발생이라고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 단계의 청정에 이른 수행자를 『청정도론』에서 작은 수다원(cūla-sotāpanna)이라고 부르며 격찬한다. 
➄도와 도 아님에 대한 지와 견에 의한 청정은 위빳사나를 닦을 때 일어나는 광명 등의 열 가지 경계는 도가 아니요, 무상·고·무아로 통찰하는 것이 도라고 정확하게 알아 확립된 지혜를 말한다.
 ➅도 닦음에 대한 지와 견에 의한 청정은 생멸의 지혜에서부터 수순하는 지혜까지의 아홉 가지 지혜를 말한다.
➆지와 견에 의한 청정은 예류도·일래도·불환도·아라한도의 네 가지 출세간 도와 이 네 가지 도에 대한 지혜를 말하며 위빳사나가 도와 과로써 완성되는 경지이다. 
『청정도론』 등의 주석서 문헌은 이 7청정의 과정을 깨달음을 실현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계정혜 삼학의 방법과 그대로 일치한다. ① 계청정은 계학에 대응되고, ②마음 청정은 정학에 대응되며, ③견 청정 ④의심을 극복함에 의한 청정, ⑤도와 도 아님에 대한 지와 견에 의한 청정, ⑥도닦음에 대한 지와 견에 의한 청정, ⑦지와 견에 의한 청정은 혜학에 대응된다. 혜학을 공부 짓는 것을 이처럼 다섯 단계로 세분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7청정이며, 이는 통찰지를 완성하는 방법으로 초기불전에서 강조하는 위빳사나 수행의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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