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음공부로 하안거 잘 마무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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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음공부로 하안거 잘 마무리하길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8.0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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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도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작심해서 공부를 시작했지만 더위와 싸우느라 마음먹었던 공부는 어디로 갔는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지 않는가. 모든 공부가 그렇듯 불교공부도 힘든 때를 만났지만 이 때 더욱 노력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 
요즘처럼 무상한 세월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때도 없는 듯하다. 약자 편에 서서 그들을 위해 평생을 애써온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분단시대의 버거웠던 우리들의 자화상을 훌륭한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던 한국 문학의 대표작가가 최근에 돌아가셨다. 민주화의 꽃으로 산화한 아들의 아버지가 30년이란 세월을 사회 부조리와 맞서 싸우다 돌아가셨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이 잇따라 일어나니 망연자실할 뿐이다. 
이 시대를 누구보다 걱정하고 아파했던 이들이 갑작스런 떠남은 문득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나는 무엇이고, 세상은 무엇인가. 그동안 정신없이 달려온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실제로는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그 분들의 말이나 글이나 생각들을 어느 한 순간 접했었고 이 세상을 함께하는 안도감을 가졌는데 그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각이 슬픔의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혹자는 이 같은 고통의 시절은 늘 있어왔다고 가벼이 여길 수도 있겠지만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슬픔의 느낌은 가볍기보다는 묵직하게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영원할 것 같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세상을 위해 힘껏 노력했던 사람들이 가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무상함을 사무치게 한다. 
그리고 얼마남지 않은 무술년 하안거를 생각하게 된다. 이 공부기간이 아직은 안거가 끝나지 않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무상함이 골수에 사무칠 때 우리의 공부도 더욱 절박해지는 것이다. 이 힘든 시절, 위기의 순간을 공부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다부진 정신이 필요한 때다. 마음공부가 21세기의 가장 훌륭한 유산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하안거 이제 20여일이 조금 더 남았을까.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 공부를 잘 마무리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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