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시론-제주 전통 등 축제 감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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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론-제주 전통 등 축제 감상법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8.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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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김승석

지난해 본지가 주최한 제1회 제주 등 축제에는 5천여 명의 불자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참석했다. ‘빛으로 제주문화를 투영하다’라는 주제로 8월 11~13일  사흘 동안 산지 천과 탐라문화광장 주변에서 열렸다. 
  문강사의 용 등, 불탑사의 오층석탑 등, 한마음선원의 범종 등, 서귀포불교문화원의 선녀 등, 법화종단의 법고 동자 등, 뽀로로 등, 물고기 등, 독수리 등, 돌하르방 등, 한라봉 등, 수박 등, 망고 등 다양한 한지 등과 소원 등이 어둠이 내려앉은 무더운 여름 밤하늘을 그토록 고즈넉하게 수놓았다.  
  이를 계기로 산지 천과 탐라문화광장은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가 되어 제주시의 새로운 야간 명소로 자리 잡았다. 등 축제 장소로 이곳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산지 천의 야간 관광을 되살리고, 탐라문화광장과 김만덕 기념관을 잇는 원 도심을 살려야 한다는 불교계의 원력이 있어서이다.
  2000여개의 장엄 등이 산지 천 주변을 환하게 밝히면서 음악 분수와 함께 축제장을 찾는 이들의 오감을 즐겁게 하며 유등띄우기, 플리마켓에서 장보기,  등 만들기 체험에다 힐링 음악가 홍관수의 노래 공연까지 축제 분위기를 돋았다.
  경전에 등장하는 등燈 이야기 가운데 ‘등 공양’의 정신과 유래를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은 「현우경」의 ‘가난한 여인 난타 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때
연등에 대한 기록이 있고 고려 때는 연등회가 범국가적 축제로 자리 잡았고, 숭유억불의 조선 때에도 민간에서 명맥을 유지해왔다. 
  1849년 쓰여진 <동국세시기>에는 40여 종의 연등 생김새가 드러나는데, 다산 기원을 위한 석류 등·수박 등·마늘 등과 무병장수 기원을 위한 거북 등·학 등이 그것이다. 
  불가佛家에서 촛불은 무명의 어둠을 몰아내고 세속의 번뇌와 때를 태워버리는 상징물이다. 이 촛불을 형형색색의 등 안에 넣고 밤하늘을 밝히고 따듯한 마음을 이웃에게 전한다. 이젠 꼬마전구를 잇는 LED 조명을 이용하여 빛을 더욱 더 아름답게 장엄하기도 한다.  
  올해 전통 등 축제는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빛으로 전하는 행복’이라는 주제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지난해 선보인 등 이외에 하트 등·별 등·우산 등·세월호 리본 등에 이르기까지 전통 한지로 등을 만들어 사부대중들에게 은은하게 고은 빛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노자의 도덕경에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는 말이 있다. 빛을 감추고 티끌 속에 섞여 있다는 뜻이다. 빛이 강하면 눈부셔서 쳐다볼 수 없다. 불자들은 촛불을 켜서 자등명하며 은연하게 주위를 밝혀주어야 한다. 빛의 총량을 늘리는 일은 제주를 제주답게, 중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다.
  두 번째 맞는 제주 등 축제의 성공으로 제주불교계가 더욱 화합하고, 또 제주불교 문화의 독창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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