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세이 -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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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에세이 -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10.3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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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현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내 삶의 과정에서 어떤 조건 짓는 법과 힘이 되어 유익한 공덕을 쌓게 하는 것일까? 이런 화두를 품고 자신을 반조하게 된 동기는 초기 경經을 공부하면서부터다.  
『상윳따 니까야』의 「사랑하는 자 경」(S3:4)을 통해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렇다. 세존께서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실 적에 빠세나디 꼬살라 왕이 찾아와 세존께 문안 올리며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한적한 곳에 가서 홀로 앉아있는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누가 자신을 보호하는 자이며 누가 자기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자인가?”
세존께서 그 질문의 뜻을 헤아리시고 간략하게 대답하신 뒤 게송을 읊으셨다.
“만일 자신이 사랑스럽다고 여긴다면 자기를 악행에 묶어서는 안 되나니. 나쁜 짓을 거듭거듭 많이 짓는 자는 행복을 얻기가 쉽지 않다네. … (중략) … 죽어야만 하는 인간은 여기 이 세상에서 공덕과 죄악 저 둘을 짓나니 이것이 참으로 그 자신의 것이며 그때 그는 이 둘을 가져가도다. 예를 들면 그림자가 몸에 붙여 다니듯 그것이 그를 따라가도다. 그러므로 유익함[善]을 지어야 하나니.”
본경에서 부처님께서 자신이 가장 사랑스럽기 때문에 이기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신身·구口·의意 세 가지로 남을 해치지 않는다고 가르치고 계신다.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부처님과 같은 해 같은 날에 태어났다고 하며 죽을 때까지 변함없는 재가신도 중의 으뜸인 사람이다. 기원정사가 있는 제따 숲을 기증한 제따(Jetā) 왕자도 왕의 아들이다. 부처님께서 후반부의 24여 년 동안을 사왓티에 머무실 정도로 꼬살라 국은 부처님과는 인연이 많은 곳이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에고이스트가 아니라, 자신을 배려할 줄 알기에 남도 배려할 줄 알고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기에 남도 사랑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자기 사랑이 심오한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을 믿는 마음이 바다와 같이 넓어 역경逆境을 딛고 일어난다. 반면에 자기 사랑이 가벼운 사람은 부정적이고 자신감이 약하고 힘든 일에 부딪칠 때 남을 탓하거나 인색하거나 질투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돌이켜보면, 청소년 시절에는 자기 사랑할 줄도 모르고 생각이 깊지 못하여 자신을 함부로 내동댕이치고 남을 함부로 대해 비난을 자초함으로써 좋은 길벗들과 사귀지 못했다. 
중년이 접어들어 별 문제 없이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자신이 느끼지 못했을 뿐이고,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으스댄 적이 많아서 인간관계에서 불행의 씨앗을 키우고 있음을 나만 모르고 있었다.
일흔의 나이에도 너그럽지 못하고, 이런저런 허물을 벗지 못하고 있지만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하기 위해서 이른 아침 약 10분 정도 좌선 상태에서 자애(metta)관 명상을 하고 있다.  
자애는 성냄의 반대이다. 이에 더해 자애는 일체 중생에게 이익을 펼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자애가 충만할 때 오염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마음의 해탈을 증득할 수 있다. 
  자애수행을 어떻게 닦고 있는가? 그 길라잡이로 『숫따니빠따』의 「자애 경」을 눈을 지그시 감고 외우면서 자애심을 먼저 나부터, 그 다음에는 일체의 유정有情을 향하여 위아래로 너르게 고르게 방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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