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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이 오래 지속되길 바라며

제주불자들이 함께 제주불교성지순례길 첫 개장길인 지계의 길을 걸었다. 초공양을 올리며 부처님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내면서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구암굴사에서 간단한 입재식을 갖고 가을 향기 물씬 묻어나는 소산오름을 오르면서 제주불자들의 마음은 푸른 하늘처럼 쾌청하게 맑아졌다. 그리고 낙엽을 떨구고 억새가 우거진 아라역사문화탐방로를 거쳐 제주불자들의 마음 고향인 관음사를 향해 나아갔다. 70년 전 4‧3의 흔적이 이곳저곳에 아직도 남아 있는 아미봉은 불자들의 마음을 더욱 숙연하게 했다. 
이날 순례객들의 발길이 내딛는 곳곳마다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어가면서 상처 딱지가 떨어져 나가 그 주변이 연분홍 새살이 돋아나듯 말간 빛을 띠고 있었다. 
제주불교성지순례길 지계의 길, 1시간 반 가량 걸었던 이번 순례길에서 불자들은 가을을 품은 제주의 자연을 만나고, 그 자연의 품고 있는 역사의 흔적들과 마주하면서 지금 여기에 길을 걸어가고 있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처럼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은 마냥 웃고 떠드는 관광길이 아니라 걷는 이의 마음을 맑게 하면서 마음을 닦는 구도의 길이 되었다. 마음 안에 부처님을 품고 걸으면서 세상과 내가 둘이 아닌 하나임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부처님과 같은 성품을 지닌 존재로 나아가길 바라는 발원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 
처음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을 개장한 지도 벌써 6년여 세월이 흘렀다. 이 길이 앞으로 60년 아니 600년이 흘러서도 지속되길 바라면서 제주불자들이 그 길 위에서 사색하면서 마음과 몸이 맑아지길 또 바란다. 이 길을 사랑하고 이 길을 아끼는 불자들이 지속적으로 걸으면서 그 길 위에 깨달음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면 이 길은 진정한 순례길이 되는 것이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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