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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 대기자가 새로 쓰는 불교통신 〈6〉기도하는 마음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나 용케 참아낸다.
도심의 건물 틈으로 새어나오는 불빛, 누구의 빛인가. 그 형광의 불빛은 고3 수험생 교실을 밝히며 한밤을 넘어간다. 
폭염도 마다하지 않는다. 빗줄기처럼 흘러내리는 땀이 온몸을 적신다. 
여기에도 굴복하지 않는 어머니시다. 
소싯적 또렷하게 보았기에 기억이 생생하다. 여명이면 뒤꼍에 촛불을 켜놓고 정화수 떠놓으시고 하얀 모시적삼과 치마로 갈아 입으셔서 가부좌로 청정 기도를 올린다. 집안 식구들의 건강과 꿈이 이루어지기를 비는 마음…….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였다. 그 기도는 어머니가 정성을 다하며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으리. 
한 사찰에서 기도에 몰입하고 있는 어머니, 그 어머니도 어렸을 적에 어머니를 따라 사찰을 오고 간 기억들을 낱낱이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는 부처님을 모르고서 절을 오가며 산열매가 입을 즐겁게 했고, 산새의 울음소리에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다고 한다. 오늘은 수험생을 둔 어머니로서 지극 정성을 다해 기도를 드리고 있다.
턱밑에 와 있다. 어김없이 다가온 입시, 하루하루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오는 대학입학 수능시험이 열병을 앓는다. 수험생 본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부모 형제들도 일상생활에서 보통 이상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텔레비전을 제대로 시청하지 못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 봐야 할 곳도 나중으로 미루어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뭘 먹어도 소화가 잘 안되어 답답하다고 한다.
그래도 평소에 절에 잘 다니지 않던 분들도 염주 한 개는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며, 자녀들의 대학입학을 염원한다. 어디 그뿐인가. 두 무릎을 꿇어 앉아 이마가 법당 마루에 닿도록 납작 엎드려 두 손바닥을 뒤집고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말만 들어도 엄두가 나지 않던 오체투지로 3천배도 해낸다. 
기도를 마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자녀가 공부는 안하고 딴 짓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조금 전에 기도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불쑥 거친 소리가 터져 나오고 만다. 속상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경험해 본 부모님들이 어디 한 두 분이겠는가.
하지만,‘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경구를 떠올려 보자. 위로는 부처님의 마음과 교감하고, 아래로는 자녀들의 마음과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다. 학부모들이 몰입하는 기도는 힘들어도, 외롭게 공부하고 있는 아들딸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방법일 것이다.
수험생들이 집중력을 높이고 체력관리와 학업스트레스 해소를 돕기 위한 명상의 시간을 하루 단 몇 분만이라도 함께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며칠을 앞두고 있는 대학입학 수능시험, 불안감과 초조는 금물이다.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12년 간 공부한 노력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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