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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신문 30주년 특별기획 “제주 절오백”
불탑사 5층 석탑.

제주불교 재조명으로 밝은 미래 열고자 
① 원당봉 자락 元堂寺址(불탑사)

속도의 전쟁속의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세상사가 오늘도 변함없이 마음의 등불을 켜, 어둠을 밝히고 밝은 미래를 향해 불심은 힘차게 정진하고 있다. 긴긴 역사와 함께 해온 제주불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재 조명 해보고자 본사는 창사 3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으로 “제주 절오백 ”을 취재, 보도한다.
오늘 그 첫 번째 순서로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관음사의 말사인 제주시 삼양동 원당봉 자락에 자리한  元堂寺址(불탑사)를 찾았다. 
야트막한 고개를 넘으면 만나게 되는 사찰 왼쪽에는 불탑사가, 오른쪽에는 문강사와 원당사가 자리하고 있어 묘하게 다가온다.
삼첩칠봉(三疊七峰)으로 이어진 원당봉의 망오름 남쪽에 자리해, 북두칠성의 명맥이 비치는 불탑사는 제주 올레18코스와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이 맞닿은 곳에서 만나게 된다.
일곱 개의 봉우리가 겹겹이 어우러진 원당봉을 찾는 순례객과 관광객들에게 청량한 기운을 안겨준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탁트인 경내에 불어오는 솔바람과 함께 소박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 정갈하고 아름다운 도량 불탑사다. 만보의 걸음으로 대웅전, 미륵불, 심우당, 범종각, 불탑사오층석탑을 둘러보면, 절로 마음이 편안함으로 다가오면서 아! 여기가 극락의 세계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고려시대 창건된 법당은 이미 소실되었고, 그 후 세월의 흐름 속에 여러 번 변모해 2013년 완공된 다포계 팔작지붕의 전통목재 양식의 불탑사 대웅전. 천념의 꿈, 신심과 원력으로 다시 깨어나 불국토을 실현하고 있다.


기황후는 중국 원나라 혜종의 황후인데, 고려 출신으로 공녀로 원나라에 보내졌다가 황후가 된 전설적인 인물이다. 기황후는 원당사를 짓고 얻은 아들인 북원 소종의 생모로, 자신의 고국이며 당시 삼별초의 난을 평정하여 점령한 제주의 명당에 절을 짓고 탑을 세운 것이라고 전한다. 
지금도 아들을 낳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간절한 소망을 이루려는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불탑사는 원제국시대 제주도의 3대 사찰 중 하나였으며, 고려시대 사찰터인 원당사지에 1914년 안봉려관 스님이 훼철되었던 원당사를 중건하면서 불탑사로 개칭되었다. 옛 삼양리도 제주 4‧3의 많은 희생이 이어진 마을 중 하나다. 불탑사는 제주4‧3 사건으로 토벌대에 의해 폐허가 되었으며, 1952년 주지 이경호 스님과 상좌인 양일현(현재 불탑사 회주)스님은 대웅전과 요사채 등을 새로 짓고 불사 중흥에 매진하게 된다.

일체 중생을 구제해 주신다는 미륵불. 절해고도의 척박한 땅, 험한 파도를 이겨내는 제주인들에게는 미륵불은 행복의 미래로 나아가게 한 희망의 부처님이었다.


1970년 탑 주변 보수하고, 불탑사오층석탑 제주유형문화재 1호로 지정되었다.
이후 1977년 일현 스님이 주지로 취임하면서 후불탱화를 조성, 신도회, 관음회를 조직해 불교가 미약했던 기도정진과 법회 등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포교 활성화에 노력해왔다.

천년 역사와 마주하며 굳건히 자리 지켜온 불탑사

1991년에는 ‘불탑사오층석탑’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3년 국가문화재 보물 제1187호로 지정 보존되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 사이 대웅전 중창, 심우당, 범종각 개축, 불탑사오층석탑 주변을 정리하고, 대작불사를 통해 전통사찰로서의 정법가람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불탑사. 원당사. 문강사 갈림길 사찰 표지명


소싯적 여섯 살부터 현재 불탑사에서 불심과 함께 한 주지 희정 스님께 불심에 대한 한 말씀 여쭸다. 한마디로 ‘생활불교’를  강조하신다. 스님은 “하루에 단 한 번만이라도 왜 나는 불자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오늘 만큼은 화가 난 일이 있어도 참을 수 있는 인욕이 필요하며, 남에게 미소 한 번이라도 건넬 수 있는 웃음 보시가 있어야 하며, 그런 연습이 몸에  밸 때 좋은 습관이 되듯이 삶은 부단한 연습이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할 수 있는 생활불교는 멀리에 있지 않다. 노인들의 삶의 터전을 찾아가는 일이나 양로원을 찾아 공양을 올리는 것도 참 불자의 심신이 바로 불심이라고 본다.

원당사지(불탑사)에 핀 동백과 수선화.


내친 김에 어린이 불교학교에 대해서 한 말씀 주셨으면 했는데, 스님은 “우리 현실은 입시지옥이라서 큰 걱정이 된다”는 말씀부터 꺼내신다.
“이 문제는 어제와 오늘만이 아닙니다. 어린아이들은 놀기 좋아합니다. 또한 재미있는 일을 즐기며 간섭받기를 싫어하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교리나 법문을 가르치고 포교활동을 우선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 염주 만들기, 등 만들기, 손수건 만들기 등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존경의 대상인 부처님 마음을 스며들게 하고 있는 것이죠.”
스님은 “아이들이 참가한 캠프가 즐거우면서도 기본과 규칙, 원칙에 벗어나지 않게 질서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부처님 도량에서 놀던 아이들은 밝은 미래를 열어 가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스님은 믿고 있었다. “천진불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스님의 확신에 찬 말 한 마디가 귀에 쏙 박힌다.  
불탑사에는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아침에는 거사림회 회원들이 법당에 어김없이 모여든다. 법회를 통해 중생들의 성불하기를 기원하고 청정한 불법을 닦겠다는 자신과의 다짐을 새롭게 해 본다.

원당사지(불탑사)표지석.


회원들은 경내 주변의 정리 정돈은 물론이고 도량 정비에도 종종 땀을 흘리는 운력에 나서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절은 일상의 다반사가 수행의 길이다. 음식을 공양하는 것도 도량을 청소하는 것도 자신을 비추는 수행이다. 
여는 사찰처럼 불탑사는 법회가 다양하다. 신중기도와 관음재일, 일요법회가 매월 봉행되고 있고, 칠성기도와 자비도량참법기도, 입춘기도, 용왕기도, 산신기도, 지장기도, 미륵불기도, 백일기도 해마다 불심과 함께 하고 있다. 
문뜩 생각이 떠오르는 경구다. “삼일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년 탐낸 재물은 하루 아침에 띠끌이네.”
수령을 짐작하기 어려운 팽나무가 긴 세월의 풍파를 묵묵히 견뎌내어 그 자태가 당당하고 위엄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켜온 불탑사오층석탑은 힘든 난관 속에서도 중생들의 행복을 위한 불국정토를 이루고자 했던 회주 스님의 원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불탑사가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원당사지(불탑사) 경내의 작은 연못


회주 일현 스님과 주지 희정 스님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다본다.
청아하고 밝은 마애불 같은  미소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스님은 그렇게 말씀하셨다. 어려서부터 소중한 가치는 자연스럽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걸어가는 것이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그렇게 스님의 길을 걸어왔고, 또한 걸어가고 있다고.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마음의 번뇌를 내려놓을 때 불국정토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불탑사를 찾는 발길의 인연들이 부처님의 가피로 향기로운 나날이 좋은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활짝 웃어 보인다.
두 스님의 만보에서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면서 평온하고 아름다운 불탑사가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김익수 대기자  gimy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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