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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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모시기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1.3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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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진 에세이 ‘길 위에서’ (12)

부처님 모시기
 티베트어로 불자를 뜻하는 nongpa는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란 뜻이라고 한다. 이절, 저절, 이 부처님, 저 부처님을 찾아다니느라 진짜로 알아야할 자신의 내부 사정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많은 불자들이 2500년 전의 부처님을 불러 내기위해 기를 쓰고 있는데 너무 힘들지 않은가? 그렇게 힘들여 불러내어본들 2500년 전의 부처님이 내 부처를 위해 무엇을 해 주실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무엇을 해 주었다면 그것은 환상이고 착각일 것이다. 영험도량, 남의 영험도량 백날 다녀보았자 내 도량이 영험해지는 경우도 못 보았다. 그러니 새해에는 자기부처를 믿고 자기도량을 영험도량으로 만들면 어떨까 제안을 해 본다.
 21세기는 한 생각이 바로바로 현상이 되어 나타나는 시대라고 한다. 여기저기 이 법 저 법 찾아다니느라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움직이는 법당인 자기 몸과 그 안에 부처님 그리고 가장 가까이 계시는 가족 부처님을 등한시하고는 어느 때 내 부처를 찾아갈 것인가. 
 그 흐름에 발맞추기라고 하듯 요즈음 이런 저런 까닭으로 자기 집에서 수행을 하고 싶어 하는 불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게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는 중이다. 스님도 공부하고 불자도 공부하는 수행 공동체가 네트워크를 이룬다면 기존의 큰절과 가정 법당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가정 법당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불자님들에게 도움을 받아 올리니 가정 법당을 만들고 싶은 불자님들은 참고하시면 좋겠다.
 
  가정 법당 꾸미기 
-법당으로 꾸밀 만한 방이 있다면 방 하나를 법당으로 꾸미면 된다.
-따로 방이 없다면 자기 방에 기도공간을 만들어도 좋다.
-깨끗한 책상이나 경상 위에 작은 불상이나 족자, 액자, 경전 등 형편에 맞게, 취향에 맞게, 개성 있게 꾸미면 된다.
-절방석이나 기도포 등을 준비해 놓으면 좋다.
-촛대나 향꽂이 다기 잔을 준비해도 좋다. 물론 없어도 괜찮다.
  
 법당 활용하기
-가족 가운데 생일은 물론 축하할 일이 있으면 가족이 먹는 공양물을 올려 직접 축원을 한다. 
-가족구성원 가운데 소원이 있다면 직접 법당에 들어가 스스로 기도하면 된다.
-걱정거리가 있다면 풀어내는 기도를 할 수도 있다.
-스님이나 법사님을 모셔 법을 청해 듣는 공간으로 활용해도 좋다.
-도반들이나 법담을 나누거나 차담을 나누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조상님은 물론 인연 있는 영가님을 위해 꾸준히 공덕을 쌓는 기도를 할 수 있다.
-간경· 염불· 명상 등 여법한 수행공간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
 
예불과 기도
 집안에 가정 법당이나 기도실을 만들고 나면 이런 걱정거리가 생길 것이다. ‘날마다 예불을 모셔야하지 않을까? 집안에서 큰소리가 나면 불경스럽지 않을까?’ 날마다 예불을 모시고 기도를 올릴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마을 사람들의 삶이 늘 그와 같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누구보다 부처님께서 잘 알고 계시리라. 그러니 걱정을 놓으시면 좋겠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그저 두 손을 모으고 “부처님, 다녀오겠습니다!” 인사 올리고 나가고, 돌아와서는“부처님, 잘 다녀왔습니다!”인사 올리면 되지 않을까? 부모님이 우리를 품듯 사생자부 삼계도사 부처님께서는 우리를 품고도 남으신다고 나는 믿는다. 
 시끄러운 소리도 그렇다. 언제 부처님이 좋은 것만 바치라고 하셨는가? 부처님은 심통을 부리는 신이 아니시니 시비를 하지 않으실 것이다. 이렇게 믿고 부처님을 집 법당으로, 내 몸 법당으로 모셔온다면 우리 집은 영험도량이 될 것이고 우리 몸은 신통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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